일본 소니가 지난해 말 이미 발화 가능성이 있는 자사 배터리의 문제점을 파악했으면서도 은폐하거나 미온적 대응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3일 "소니가 지난해 11월 델 노트북PC의 발화 사고 원인이 자사 배터리에 있는 것을 파악했으면서도 델 이외의 업체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소홀히 했었다"며 "안이한 인식으로 인해 다시 추궁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니는 지난 6~7월 일본과 미국 등에서 자사 배터리가 원인인 노트북 발화 사고가 잇따르며 PC업체들의 대규모 리콜이 이어지자 급기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체 리콜을 선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니 배터리가 원인인 델 노트북 PC 발화사고는 지난해 11월 도쿄도 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소니는 당시 사고의 원인이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섞여든 금속 입자 탓인 것으로 결론내렸지만 사고를 델 노트북으로 한정했으며, 그 다음달 실시한 리콜도 델 제품에 장착된 배터리로 한정했다. 또 문제의 배터리가 소니 제품이라는 사실도 공표하지 않았다. 소니는 문제의 배터리와 같은 제품으로 동일한 시기에 생산된 델 전용 배터리에 대해 안전성을 조사했지만 다른 PC업체에 납품하는 배터리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를 보류했다. 델 이외의 PC업체에는 11월 사고의 개요와 원인을 설명하고 리콜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설명했을 뿐, 리콜 요청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6~7월 노트북 발화 사고가 잇따르면서 8월 델과 애플이 각각 410만대와 180만대의 소니 배터리 리콜을 발표했다. 이어 9월 레노버가 52만6000대, 도시바가 117만대의 리콜을 발표하는 등 소니는 전 세계에서 최소 730만대 이상의 배터리 리콜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소니는 마지 못해 지난달 29일에야 전 세계 자체 리콜을 선언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2차 전지시장에서 산요에 이어 세계 2위인 소니가 이 같은 대규모 리콜로 최소 4억2500만달러의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소니 측도 "PC의 시스템 구조까지 포함한 원인 검증이 미흡했다"며 실수를 인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문환 기자(mh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