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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전차남’, ’족발남’ 탄생하다

2010-04-0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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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일본 최고의 문화상품’이라고 불리며 책은 물론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된 ‘전차남’은 악성 댓글(악플)이 난무하는 사이버공간에서 새로운 댓글문화와 네티즌들의 소통을 보여 준 대표적 사례다. 전철에서 한눈에 반한 여인을 우연히 치한에게서 구해 준 뒤 이 사랑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독신남 게시판에 사연을 올린 연애 쑥맥인 소심한 남자 야마다를 응원하고 조언해주는 수많은 네티즌들은 마침내 사랑을 이루게 되는 이 동화같은 실화의 진짜 주인공들이다. 2007년 새해, 한국의 네티즌들은 전차남 대신 ‘족발남’을 탄생시켰다. ‘전화가 끊기고 다리를 다쳤다’며 대신 족발 주문좀 해달라고 댓글을 올린 한 남자가 네티즌들의 도움을 받아 결국 2시간여만에 족발을 먹게 된다는 내용으로 일명 ‘족발남’이야기로 불리는 실화는 한국판 ‘전차남’인 셈. 네티즌들은 대체로 “인터넷 댓글 중에서 보기 드물게 훈훈하고 재미있다”며 열광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족발남’의 원래 댓글에는 20여일이 지난 지금도 네티즌들의 방문이 이어져 현재 조회수가 4만5000여건, 댓글은 총 864개가 달려 있을 정도다. ‘족발남’의 시작은 지난해 12월 31일 새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인공은 경기도 부천에 사는 24세 남성 A씨. 이날 새벽 3시 53분 A씨는 ‘fkdwyd’라는 아이디로 한 포털 사이트의 ‘후세인, 보복 테러‥환호’라는 뉴스에 ‘족발주문을 대신 좀 해달라’는 댓글을 올렸다. 그는 “배가 고파 죽겠는데 온다던 형은 오지 않고, 인대를 다쳐 오갈 수도 없고 휴대전화 전원은 나갔는데 충전기를 병원에 두고 와 전화를 사용할 수도 없다”며 “대신 족발집에 전화해서 족발과 소주 2병을 주문해 줄 수는 없겠냐”며 네티즌들에게 호소했다. 인터넷에 허위 내용의 소위 ‘낚시글’이 많아 반신반의하던 네티즌들은 점차 도와줄 사람을 기다리며 실시간으로 댓글을 다는 A씨를 보고 실제로 전화를 걸어 족발 주문에 나서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24시간 족발집을 검색해 하나둘씩 전화를 걸기 시작했지만 이른 새벽이라 영업을 마친 곳이 많았고 A씨의 집이 너무 멀다며 배달을 거부하는 등 예상외로 주문은 쉽지 않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족발 주문에 성공했냐’, ‘영화처럼 흥미진진하고 스릴 있다’며 한국판 ‘전차남’의 탄생을 지켜봤다. 네티즌들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장거리 배달을 해주는 족발집을 찾아냈고 새벽 5시 52분 족발남은 결국 ‘hardhug’라는 네티즌이 주문한 족발을 받아볼 수 있었다. A씨는 “족발과 함께 온 쟁반국수도 너무 맛있다”는 후기를 남기며 2시간여 동안 응원해 준 네티즌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중앙대 현명호 교수(심리학과)는 “댓글 중 악플이 부각돼 보이는 것일 뿐 실제 퍼센트는 얼마 되지 않는다”며 “족발남은 인터넷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한 커뮤니케이션의 한 현상으로 일부 네티즌들은을 그것을 실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놀이로 즐기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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