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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조문술 기자] “중국의 공세가 하루가 다르게 거세집니다. 하지만 침대시장만큼은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6일 충북 음성공장에서 만난 안성호(39) 에이스침대 사장은 중국산에 밀려나는 국내 가구시장에 대한 걱정부터 늘어놨다. 그는 중국산 가구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훨씬 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은 대형 메이커들이 가구산업을 주도하고 있어 산업 발전속도가 눈부시다”며 “그만큼 국내 업체들에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거듭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침대만큼은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지난해까지 5년에 걸쳐 개발한 명품급 매트리스와 침대에 역량을 집중, 글로벌 승부를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장형 CEO’=안 사장은 창업자인 안유수(77) 회장의 장남으로 2002년 대표이사 부사장이 되면서 CEO로 데뷔했다. 중학교 때부터 부친을 따라 공장을 다니며 침대 만드는 과정을 지켜봐 부친과 함께 국내 최고의 ‘침대박사’로 통하는 것도 이 같은 성장과정에 기인한다. 91년 대학(고려대) 졸업과 함께 에이스침대 기획이사로 입사한 뒤 경영수업을 거쳐 200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그는 대표이사이지만 서울 논현동 사무실로 출근하는 법이 없다. 매일 아침 음성공장으로 출근한다. 10년 넘게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음성까지 1시간 반 거리를 매일 오간다. 올가을 논현동에 대형 신사옥이 완공되지만 대표이사 사무실을 따로 만들지는 않을 계획이다. 현장에서 직원들과 부대끼며 생산설비를 개선하고 신제품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에이스침대의 각종 자동화 설비는 모두 40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설계된 것이다. 이로 인해 하루 1000대의 매트리스가 무인 자동화공정으로 생산된다. 철과 각종 섬유ㆍ폼 소재가 결합돼 자동으로 생산된 뒤 지하 물류장까지 원스톱으로 이동한다. 에이스침대가 가진 각종 세계 일류 반열의 특허기술도 이 같은 CEO와 직원들 간 격의 없는 현장토론에서 나왔다. ▷스프링이 피아노 건반처럼 따로 움직여 인체곡선을 빈틈없이 받쳐주고 흔들림과 소음을 차단하는 ‘튜브코일공법’ ▷어떤 체형이라도 인체곡선을 빈틈없이 감싸주는 ‘하이테크공법’ ▷스프링판과 내장재를 통째로 찍어 매트리스의 탄력성을 높이는 ‘올인원공법’ ▷두 개의 스프링이 한 조가 돼 쏠림을 방지하는 ‘FTF(Face to Face)공법’ ▷누웠을 때 거친 재봉선의 느낌을 없앤 ‘로열필로공법’ 등이 모두 안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개발된 독자 기술들이다. 매트리스 제조관련 발명 및 실용신안, 디자인 등록만 70여가지. 가장 안락하고 조용하며 쾌적한 침대를 만드는 데 수렴되는 기술들이다. 침대 원조격인 미국에서도 에이스침대의 설비와 기술력에 대해 부러워한다고 안 사장은 설명했다. 특히 스프링제조기는 미국에서도 구매를 타진해 올 정도로 기술력이 월등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현장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부대낌은 그의 타고난 소탈함 덕분에 가능했다. 안 사장은 그 흔한 골프도 치지 않는다. 운동이라고는 월 2~3회 등산이 고작이다. 작업복 점퍼에 청바지 차림으로 기자를 만난 그는 이날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어울려 식사를 했다. “침대를 만드는 것 외에는 특별한 관심이나 취미가 없다”고 소탈하게 말한다. ▶올해 목표는 ‘명품침대’=중국산에 대한 그의 대응은 자동화와 명품화로 압축된다. 이미 세계 일류 수준이지만 설비에 대한 개선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다. 에이스침대는 올해부터 ‘로얄에이스’와 ‘에이스2’라는 명품급 매트리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매트리스 가격(퀸사이즈 기준)만 각각 150만~220만원, 60만~140만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다. 안 사장은 “광고 판촉 결과 두 제품이 모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고가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중국과 이탈리아 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탈리아 메다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통해 올해 매출 100만유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독일 쾰른가구전시회에 참가했으며, 4월 이탈리아 밀라노전시회 참가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지난해 새로 현지공장을 확장했으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역공에 나서고 있다. 안 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마케팅을 강화해 일류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대북사업도 재개한다는 방침. 에이스침대는 황해도 사리원에 침대공장을 짓기로 하고 수년 전 북한 측과 합의했으나 아직 진척은 없다. 안 사장은 “요즘은 북측이 더 적극적인 것 같다”면서 “봄이 되면 개성에서 북한 당국자와 만나 구체적인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reihe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