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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블을 아십니까? 그렇다면 스즈미야 하루히는? 어떤 소설을 라이트 노블(light novel)로 정의할지 논란은 있지만, 대체로 약 30년 전 일본에서 시작된 만화ㆍ애니메이션 풍의 삽화를 사용하는 10대 취향의 오락소설을 뜻한다. 장르는 SF와 판타지를 기본으로 미스터리, 호러, 연애물 등 매우 다양하다. 만화 칼럼니스트 선정우 씨는 잡지 ‘파우스트’ 창간호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에서 이미 사랑받고 있던 SF, 미스터리 등 ‘장르소설’에 만화적 상상력이 결합해 등장한 게 라이트 노블”이라고 분석했다. 명칭에서 느낄 수 있듯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130회 나오키 상을 수상한 쿄고쿠 나츠히코나 2004년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른 마이조 오타로 등 문학성을 인정받은 라이트 노블 출신 작가도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라이트 노블은 10대 마니아 중심으로 사랑받고 있다. 라이트 노블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곳은 두 군데다. 대원씨아이의 ‘NT 노블’과 학산문화사의 ‘익스트림 노블’이 그것. 학산문화사는 다양한 라이트 노블 작품을 게재하는 무크지 ‘파우스트’를 1년에 3번 발행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온 라이트 노블 중 작년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작품은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다. 작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시작으로 국내에 소개된 이 시리즈는 8편까지 나왔다. “평범한 인간에겐 관심 없습니다. 이중에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초능력자가 있으면 제게 오십시오. 이상”이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독특한 미소녀 스즈미야 하루히와 하루히가 조직한 SOS단이 펼치는 특이한 사건을 다룬 이 시리즈는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21만 권 이상이 팔렸다. 또다른 인기작인 ‘공의 경계’는 2004년 일본 출간 당시 큰 화제를 모은 라이트 노블 계열 작품으로, 2년 간의 혼수상태에서 눈을 뜬 후 존재하는 모든 것의 죽음을 볼 수 있는 신비한 마안(魔眼)을 얻은 소녀 료우기 시키가 겪는 신기하고 괴이한 사건을 담았다. 이 외에도 ‘풀 메탈 패닉’,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작안의 샤나’ 등 여러 라이트 노블이 독자들을 만났다. 어떤 사람들이 라이트 노블을 읽을까. 라이트 노블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에 열광한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원작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분석, 기존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 젊은 독자들이 라이트 노블의 만화적 감수성과 이야기 구조에 매력을 느낀다는 의견 등이 있다. 최유성 파우스트 편집장은 “라이트 노블 독자들 중에는 일본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만화적인 라이트 노블은 고등학생들이 주 독자층을 이루지만 다양한 시도를 하는 라이트 노블은 고등학생 이상 연령층도 즐겨 읽는다”고 말했다. 최 편집장은 “라이트 노블의 매력은 무엇보다 재미”라며 “등장 캐릭터에 잘 동화되는 성향의 독자들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라이트 노블을 좋아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고운 기자(cca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