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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세가지는 비밀을 지키는 일, 남에게 받은 상처를 잊어버리는 일 그리고 여가시간을 잘 이용하는 일이다’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BC106-BC43) 인생을 평생 함께 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좋은 친구와 함께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을 나눠 먹으며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면 그 어려운 일 중 최소 한두가지는 해결하는 셈이다. 게다가 경북 울진에서의 이같은 여가는 봄의 생동하는 기운을 눈과 입, 마음으로 담뿍 담을 수 있게 해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맛과 감동, 추억이 함께 하는 ‘2007 울진대게축제’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대게 다리의 통통한 속살, 그 속살이 입 안을 향긋하고 부드럽게 채울 때의 감격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있다면 거짓말이다. 이렇듯 맛이 일품인 일등 대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 바로 울진 후포항에서 내달 초 3일간 ‘2007 울진대게축제’가 열린다. 쭉쭉 뻗은 다리에 마디마디 관절이 있는 모양이 대나무와 흡사하다고 해 ‘대게’로 불리는 울진대게는 붉은 대게나 참게, 털게와는 달리 쫄깃하고 담백한 맛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에까지 방영돼 한국의 음식문화를 전하고 있다는 ‘대장금’에서도 대게가 임금님 진상품으로 등장해 그 맛을 재확인한 바 있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코로 음미할 수 있는 울진 축제 첫 날(4월6일)에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갖가지 공연들도 준비돼 있다. 쿵짝쿵짝 흥에 겨운 음악과 함께 화려한 댄스 퍼레이드가 관광객을 맞는다. 기네스에 도전하는 각양각색의 기네스쇼도 볼 만하다. 게다가 ‘그 옛날’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동춘 서커스’도 좋은 구경거리다. 화려한 전야제 불꽃놀이도 빼놓을 수 없다. 울진대게축제의 둘째날은 놀이와 체험이 함께한다.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렵고,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재미있는 떼배노젓기 대회나 울진대게 줄당기기, 울진대게 김밥말기는 친구들과 함께 참여하면 좋은 코스다. 대게축제의 묘미가 극에 달하는 셋째 날에는 대게를 잡는 바다에서 시작된다. 오전부터 어린 넙치 방류와 함께 대게잡이하는 모습을 참관할 수 있고 선상일출을 볼 수 있다. 단, 이같은 즐거움을 얻으려면 오전 4시30분에 출발하는 선상일출선을 놓쳐선 안 된다. ▶소나무 향기 그윽한 ‘소광리 금강송숲’ 울진군 서면 소광리 지역의 금강송은 수령이 적어도 10년이요, 오래된 것은 500년이 넘는 것도 있다. 산세를 멋지게 표현하는 지목 중에 소나무만한 것이 또 있을까? 금강송이 길게 늘어선 고즈넉한 길을 두런두런 걷다 보면 어느새 솔향이 몸에 배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온 몸을 감싸는 솔향이 참으로 아름답고 길의 풍치 또한 환상적이라 걷는 내내 행복한 생각이 가슴 속에 차오른다. 금강 소나무는 본래 ‘금강산 소나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 이름이 줄어들어 ‘금강송’으로도 불린다. 또 금강송은 중국에서 황제의 관(棺)을 만들던 가래나무를 일컫는 황장목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래나무 대신 금강송으로 왕실과 궁궐을 지었다고 하는데, 이때부터 금강송이 황장목이라 불리게 된 것. 이름의 유래만 들어도 금강송이 역사 속에서 뭔가 뚜렷한 업적을 남긴 대견한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라고찰의 향기가 느껴지는 ‘불영사’ 불영사는 천축산의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신라의 옛 절이다. 신라 진덕왕 5년 의상대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이 절은, 연못에 부처님의 온화한 그림자가 드리운다고 해서 ‘불영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보물 제1201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웅보전의 내부에는 나무로 조각된 거북 모양의 금구가 있고, 기둥과 도리 사이의 용두가 특이해 시선을 끈다. 다양한 종류의 비천상 또한 마음을 사로잡는다. 절에는 옛 스님들이 그렸다는 후불탱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불영사는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에서 등장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대숲이 펼쳐진 풍경과 운치 있는 시골집이 아름다운 시골풍경을 연출한다. 대숲을 거닐며 잠시 산책을 즐기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김이지 기자(ej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