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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미국 드라마)’의 열풍 요인을 분석하고 전망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드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주제로 지난 13일 연세대 성암관에서 열린 문화연대의 문화콘텐츠포럼에서다. ‘미드족’과 ‘미드폐인’이란 말까지 등장한 한국에서 ‘미드’의 의미를 분석하고 전망을 내놓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지니면서 장르의 틀을 실험할 수 있는 미국 드라마의 열풍은 한국 드라마의 진부한 내용에 대한 비판과 맞물리면서 갈수록 세를 확장하고 있어 ‘미드’를 분석하면 위기에 처한 한국 드라마의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미드, 미국 지배 외화흐름의 문화적 재구축인가?’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한 강보라(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는 ‘미드’의 의미를 찾기 위해 우선 ‘미드’의 역사적 편성과정과 장르를 살펴봤다. 해외 드라마 전성시대(80년대), 해외 드라마 쇠퇴기(90년대), 해외 드라마 인기 재점화기(2000~2003년), 미드족 형성기(2004~2006년)를 거쳐 2007년을 해외 시리즈 제2의 전성기로 규정했다. 장르적으로는 다양함이 생명이다. 과학만능주의를 덧입히고 화려한 비주얼로 승부하는 범죄드라마(덱스터, 크리미널 마인드)와 속도감 있는 서사와 화려한 편집으로 눈을 사로잡는 액션물(24, 앨리어스, 프리즌 브레이크), 스케일이 큰 영웅물(로스트, 히어로즈, 밴드오브브라더스), 새로운 가족상을 제시하는 가족극(위기의 주부들, 길모어 걸스, 위즈), 정치사극(튜더스, 롬), 우주 서사시(스몰빌, 배틀스타 갈락티카), 생명에 관한 논의를 한층 냉소적인 시각에서 다루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식스 핏 언더, 하우스), 전문적인 환경의 묘사로 시청자를 설득하는 ‘그래도 삶은 지속된다’(웨스트 윙, 어글리 베티)류 등 다양한 장르에서의 실험이 ‘미드’의 매력이다. 이 다양한 내용들도 철저한 전략에 의해 시청자와 만난다는 점이 주제 발표에서 제시됐다. 드라마가 시작할 때 드라마 자체의 정체성을 인식시키는 오프닝 크레디트 방식(엔딩 크레디트와 대조)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급작스러운 절정 상황(클리프행어 방식), ‘길모어 걸스’나 ‘어글리 베티’처럼 드라마와 코미디를 합성하는 드라미디 방식을 사용하고, 마케팅을 위해 해외 시장까지 염두에 두는 인터내셔널 신디케이션과 스핀오프(외전), 크로스오버 등을 활용한다. 제리 부룩하이머나 ‘드라마계의 오프라 윈프리’ 숀다 라임스 등 슈퍼 프로듀서의 활약도 ‘미드’를 확산시킨 요인이다. 미드는 이미 우리 드라마의 제작방식이나 장르의 다양성 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몇몇 국내 드라마는 미국 드라마의 스타일을 공공연히 차용하고 있다. 따라서 미드의 문화적 함의는 이런 현상과 관련해 파악돼야 한다. 미드는 석호필 등에서 나타나듯 팬덤적 마케팅이 속출하고 있고 케이블TV와 지상파의 각축전 양상을 띠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시장과 영화시장의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지적됐다. 강보라는 발제의 결론에서 “미드의 시청자가 능동적인 주체로 바뀌고, 문화적 체험 형태를 공유, 극대화하려는 습성이 배어 있으며, 국가 간 문화 차이 인정, 재미 우선, 트렌드 동승 욕구, 학습 효과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다”면서 “미드 열풍을 단순히 문화제국주의의 횡포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 이면에는 신자유주의의 정치ㆍ경제학적인 전략도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서 얻어낸 결론은 취향과 기호에 의한 ‘미드’ 시청은 추세라 인정하더라도 미국 드라마의 내용이 영웅상의 변화 등 자문화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미드’의 문화적 맥락 파악도 지역적이고(로컬), 지구적인(글로벌) 접근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