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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수입검역 재개, FTA 고려한 결정

2010-04-0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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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 재개로 오는 9월 쇠고기시장 전면 개방이라는 로드맵은 속도를 내게 됐다. 농림부는 문제가 됐던 5개 작업장을 제외한 나머지 작업장에 대해 검역 중단을 해제하는 ‘부분 수입 재개 조치’를 발표했지만 축산업계와 시민단체는 이를 사실상의 전면 수입 재개로 보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또 발표 과정에서 생산자단체의 반발로 가축방역협의회가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까지 겪으면서 농림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검역보다는 통상이 우선=이번 농림부의 결정은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등 통상 현안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실 지금까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정부의 유연한 태도로 미뤄볼 때 정부가 ‘수입 중단’이라는 강수를 둘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농림부와 달리 재경부 등 다른 부처도 “쇠고기 문제는 검역도 중요하지만 한ㆍ미 FTA 등 대외변수를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관계 부처 협의 과정에서 이런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됐을 것이란 얘기다. 지난주 미국 측이 보내온 해명자료에 포함된 요구사항도 이번 정부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답변서에 재발방지책과 9월 쇠고기시장을 개방하라는 강력한 요구사항을 함께 보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등뼈 발견은 명백한 수입위생조건 위반사항이어서 우리 정부가 미국의 수출검역 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최종 판단하면 검역 중단 조치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제재 수준을 ‘수입 중단’으로 한 단계 높일 수도 있는 문제다. 축산업계나 시민단체가 이번 농림부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축산업계, 입법부도 반발=한우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이렇게 발 빠르게 미국의 요구에 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미국의 해명보다는 미국의 요구사항을 들어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조만간 권오규 경제부총리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차원의 긴급회의도 소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검역 절차에 대한 감사청구안이 발의된 데 이어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촉구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어 임상규 농림부 장관 내정자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쟁점화시킨다는 계획이어서 국회에서의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가축방역협의회 무산… 정책 불신=발표 과정에서 농림부의 석연치 않은 정책 결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농림부는 23일 가축방역협의회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한ㆍ미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의안 등 검역 관련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애초 농림부는 검역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가축방역협의회는 검역이 재개된 이후에나 열릴 수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농림부는 검역 중단 해제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없던 지난 20일 가축방역협의회 개최 사실을 협의회 위원들에게 전격적으로 통보했다. 당시 가축방역협의회 소속 한 위원은 “전격적인 회의 소집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결국 23일 가축방역협의회는 한우협회 등 생산자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검역 중단 이후에도 미국과의 수입위생조건 협의(6단계)에 대비해 내부적인 검토를 지속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검역 중단과 동시에 수입위생조건 절차 협의를 중단하겠다고 한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최상현 기자(puquap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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