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봉사단 21명의 아프칸 피랍 사태가 42일 만인 30일 2명 피살, 19명 석방으로 마무리됐지만 그간 이번 사태 대응 및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난맥상을 노출했다는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초기에 아프간 정부에 지나치게 의존해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불신을 심어주고 무고한 시민 2명의 피살을 초래했으며, 외교적으로는 철군 약속 등 정치적 대가를 제공해 동맹 원칙 훼손에 따른 부담을 안게 되고 유사 사태 재발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 7, 8월 아프간 정정이 극도로 불안해질 것이라는 현지의 경고를 무시한 채 위험국 방문의 적극 제지 등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협상 과정에서 문제점을 노출해 피랍 장기화 및 일부 희생을 자초했다는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희생자 심성민(29) 씨의 아버지 심진표(62ㆍ경남도 의원) 씨는 “아들이 왜 죽었는지를 밝혀 교회와 한민족복지재단,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심씨는 “정부 특사로 파견된 백종천 특사는 현지에서 탈레반을 자극, 성민이의 죽음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한 뒤 “국민을 죽게 만드는 정부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제보나 정보에 의하면 아프간에서 (봉사단이) 정부군이나 경찰이 가라는 길을 택하지 않았으며, 낮을 피해 밤에 움직였고 버스 기사가 탈레반의 첩자였다는 말도 있다”고도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만류를 무시한 민간의 부적절한 행동에서 정부가 국제사회의 불문율을 깨고 테러단체와 직접 협상에 나선 것이 향후 동맹관계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탈레반이 적대시하는 아프간 정부에 일임한 채 2선에 물러서 있었던 점이 탈레반을 자극해 희생을 초래했으며, 정부가 사태 초기 아프간과 미국 측에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 섣부른 모습이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와 함께 올 초 강성주 주아프간대사가 7, 8월 정정이 불안하다는 경고를 했음에도 이 같은 사정을 알지 못하는 봉사단의 아프간 방문을 방치한 점, 이슬람권에 대한 부실한 외교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납치 행각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고 밝힌 뒤 유사 사태를 막을 수 있는 태스크포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수정ㆍ김재현 기자(ssj@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