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ldmidea

“법과 사회 현실놓고 고심에 고심… 솜방망이 처벌 비난 감수 하겠다”

2010-04-05 17:20

글자확대 글자축소 프린트 메일로보내기 스크랩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싸이월드 공감 다음요즘

<**1>

이재홍 부장판사 고충토로

“정 피고인, 김 피고인 식사는 잘 하셨습니까. 마음이 착잡하시죠. 저는 점심도 입맛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판결을 내려도 반대 의견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6일 오후 2시30분.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이재홍(51)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표정은 무겁다 못해 비장했다. 당사자인 정 회장뿐만 아니라 이 부장도 법조계 입문 후 가장 긴 하루였다. 이 부장판사는 35분 동안 쉬지 않고 메모나 판결문을 보지도 않고 논리정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법과 현실 속에서 많이 고민했고 동료 판사뿐 아니라 변호사, 검사, 기자, 심지어는 택시기사와 식당 아주머니까지 많은 사람에게 의사를 물었고 재판부 내에서도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 부장판사는 선고까지의 고충과 고심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부장판사는 “실형과 집행유예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양측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었지만 미국의 엔론과 현대차의 경우는 다르고, 우리나라가 과도기적인 시기에 일어난 일을 이미 투명한 사회가 된 미국의 예와 같이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특히 이 부장판사는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재판부도 우리나라 재판부”라며 “판결을 내리면서 무엇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유익한지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또 집행유예에 대한 비판 여론을 많이 감안한 듯 이 부장판사는 “모든 비판은 달게 받겠다. 이 판결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하지만 정당성은 확신한다”고 했다. 이 부장판사는 마지막으로 “횡령 혐의 등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지만, 실형 선고로 한국 경제를 위기에 처하게 할 도박을 하기 어렵다”며 집행유예 결정으로 35분간의 선고를 마쳤다. 충북 충주 출신의 이 부장판사는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거쳐 1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판사생활을 해왔다. 법원행정처에 오래 근무해 법원 행정에 밝고 법리에도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 6월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 2심 선고 때도 주 회장을 그리스신화 속 인물 ‘이카루스’에 빗대 선고 배경을 설명하는 등 비유를 통해 판결문에 없는 배경설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세영 기자(sypark@heraldm.com)


  • 관련태그

인기뉴스

인기 포토

AUTO MOBIL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