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ldmidea

[특파원 리포트] 심형래 "할리우드 메이저들과 맞짱 뜨겠다"

2010-04-05 18:56

글자확대 글자축소 프린트 메일로보내기 스크랩 휴대폰전송 twiter metoday

<**1>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미국 극장가에서 개봉된 지 첫 주가 지났다. 누가 뭐래도 심 감독은 `디 워`를 통해 개척해온 자신의 영화인생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영구아트 사무실에서 만난 심 감독은 `디 워`에 쏟아졌던 그 많은 비판을 뒤로 하고 새로운 영화인생 2막을 구상하고 있었다. "100가지 이유를 대며 `디 워`는 안된다는 부정적 시각보다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긍정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메이저 스튜디오와 맞짱을 떠야 한다", "가장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예술이다", "관객이 소비할 수 있는 영화래야 문화산업이다" 라면서 한국 영화계가 우물 안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것을 충고했다. -첫 주 개봉 성적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미국 시장이 부러웠고 세계시장에 어떻게든 진출해보고 싶었다. 일본은 소니를 앞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하는데 나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박스 오피스 10위 안에만 들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고,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4위까지 올랐다. 소니도 놀라서 `드래곤 워`가 어떤 영화냐고 부산을 떨었다. 2주 뒤에 캐나다에서 개봉하고 그 다음에는 유럽이다. 미국 흥행에 실패했다면 곧바로 캐나다에서 개봉할 수 있겠는가. -극장수가 2000개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첫 주말 박스오피스 실적 540만달러로는 극장당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3일 동안 540만달러를 관객으로 계산하면 100만명 정도로 웬만한 중소기업 연간 수출액과 맞먹는다. 마케팅 비용을 몇 배나 들인 `브레이브 원`이 1400만달러 정도인데 심형래가 만든 인디 영화가 메이저들과 경쟁하고 300개 미국 영화 가운데서 이 정도 선방하고 있다면 한국 영화도 가능성 있는 것 아닌가. 소니와 DVD 배급계약을 맺었는데 유니버설에서는 왜 `디 워`를 놓쳤느냐고 관계자가 문책받고 있다고 들었다. 유료TV에서 150%, DVD에서 250%를 본다. 와이드 릴리즈는 일종의 홍보수단일 뿐이다. -개봉을 앞두고 미디어 시사회를 피한 이유는. 한국에 이어 미국 언론으로부터도 뭇매를 맞는 것이 두려웠던 것 아닌가. ▲사실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비판이 쏟아질까 두려웠다. 그러나 그 많은 부정적인 리뷰 중에서도 뉴욕타임스는 "플롯이 없다고, 드래곤이 있잖아"라며 "재미없이 볼 수 없는 영화"(It`s impossible not to be entertained)라고 평가해주었다. 할리우드에 와서 보니까 유태인들이 무서울 정도로 뭉치더라. 미국 시장에 나와서까지 공격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말만 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항상 부정적으로만 보는 시각이 안타깝다.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이라고 편견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코미디를 하다가 해외시장 진출한다고 하니 믿어주질 않아서 한국에서는 개봉관수를 일부러 1500개로 줄여 말했다. 원래 2200개까지 잡혀있었는데 75개가 더 늘어 2275개다. 오히려 2주 이상 개런티 받고 영화 주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개그맨 출신이라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됐다. 두만강은 40~50년 동안 똑같이 불러도 뭐라 하지 않지만 개그맨은 매주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 개그맨으로서 4년 간 세금납부 1위였다. 빌딩 몇 개 사서 임대나 하고 편하게 살 수 있었으나 제일 인기 있었을 때 그만뒀다. 문방구 가보면 눈물 날 정도로 우리 콘텐츠가 없다. 우리 아이들한테 무엇을 심어줄 건가. 나는 한국 사람이고 누군가 이 길을 가야 한다. -눈물 마케팅, 애국심 마케팅이니 하는 말도 생겼는데. ▲눈물 흘려서 할 수 있다면 다음에는 대성통곡 마케팅이라도 하겠다. 한국에서 이런 영화 봐서는 안 된다고 아우성치는 바람에 200만~300만 관객을 놓쳤다. 그러지 않았으면 1000만명 돌파했을 것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 직원들한테는 힘든 고난이 있어도 즐기라고 말했다. 평론가들 위주로 시나리오 만들면 개차반 난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 선과 악이 최고의 컨셉이다. `디 워`는 5~60세를 대상으로 하는 시사회에서 86점을 받았다. 7~14세 연령층에서는 97점을 받았다. 메이저들이 이런 평가를 거쳐서 계약한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메이저들하고 맞짱 떠야 한다. 한국 영화계는 아직도 많이 배워야 한다. -예술성과 흥행성을 놓고 선택한다면. ▲관객이 소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문화산업이다. `반지의 제왕`은 20억 달러를 벌었다. 흥행이 제일 잘된 영화가 예술이다. 흥행도 안되는 영화가 무슨 예술이냐. `반지의 제왕`, `쥬라기 공원` 등 최고의 히트 영화는 모두 무에서 유를 창조한 SF나 판타지 영화다. 포켓 몬스터가 한국에서 나왔다면 세계시장에 나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잔인하고, 학살의 현장이나 남의 아픔을 이용한 영화래야 예술인가. 영화는 꿈이 있어야 한다. 3대가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라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디 워`의 속편 제작 계획은. ▲`디 워`의 와이드 릴리즈를 통해 이미 충분히 홍보가 된 만큼 `디 워2`는 훨씬 더 용이하다. 2편은 한국의 한 할머니가 이무기를 키우고 있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데 바로 제작에 들어갈 수도 있다. 이제는 우리만의 독자적인 원천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다. 메이저 스튜디오에 비해 제작 비용이 낮은 데다 신속하게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 상상하는 데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반지의 제왕`의 현장인 뉴질랜드의 경우 미국 기술이고 미국 자본이었다. -인디 영화로 `스파이더 맨`이나 `캐리비안의 해적`처럼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겠다는 생각인지. ▲메이저 스튜디오로부터 제의를 많이 받고 있지만 내가 하청 제작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소니가 `디워2`를 만들자고 해도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정 남의 것 만들겠다면 50대 50으로 확실한 합작방안을 택하겠다. 나로서는 `추억의 붕어빵` 등 24편이 준비돼 있다. `뜸북새` 같은 좋은 곡들도 많다. 미국 시장을 보니 3D 애니메이션에 휴머니즘이 없다. 어릴 적 붕어빵을 사와 아빠가 오지 않아 밥통에서 데웠다가 꺼내놓은 그런 휴먼 요소를 가미해 전세계를 울려보고 싶다. 이민사회니 미국에서 그런 영화들이 적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김영한 로스앤젤레스 특파원(yhkim@heraldm.com) 사진=김윤수 기자(yskim@goodmorningm.com)

Related tags

포토슬라이드 실시간 주요뉴스

prev next

인기뉴스

인기 포토

AUTO MOBIL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