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 콘텐츠.지속적 업데이트.꾸준한 댓글 관리가 비결
블로그가 생긴 지 10년. 이제 블로그는 단순한 인터넷서비스가 아니다. 사회현상이자 문화 그리고 산업이다. 국내에도 그야말로 블로고스피어(블로거의 인터넷 생태계)가 꽃피우기 시작했다. 20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던 블로그는 이제 전 연령층과 다양한 직군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파워블로거는 인터넷 트렌드를 주도하고 기업도 블로그 문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블로그의 콘텐츠를 책으로 펴내 1억원 이상 수익을 올린 파워블로거도 나오고 있다. 1인 미디어의 중심축은 바야흐로 블로그로 이동 중이다. 나날이 늘어가는 블로거의 눈길을 단연 사로잡는 파워블로거 5인, 블로고스피어를 주름잡는 그들의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다른 차세대 1인미디어도 많다. 왜 블로그를 선택했나. ▶이중대 씨(이하 이)=웹2.0 정신에 가장 부합한다. 쌍방향성 그 자체다. 댓글과 트래픽 기능으로 블로거와 나누는 대화, 즉 블로깅은 강한 ‘중독성’을 준다. ▶김현근 씨(〃 현)=예전에는 정보 유통경로가 일방적.제한적이었다. 신문에 독자투고를 하거나, 등단 혹은 책을 내지 않는 이상 세상에 내 글을 알릴 방법은 전무했다. 인터넷 공간에도 일방적인 정보 전달로 개인이 배제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블로그는 인간의 표현욕구를 확장시켜주는 통로다. 블로거의 세상을 바라보는 다원화한 시각을 담아낼 수 있다. ▶김태우 씨(〃 태)=인터넷에서 소통의 ‘출구’가 생겼다. 웹2.0이 인터넷에서 막 시작되던 2003년에는 이 개념이 제대로 유통되던 곳은 블로그밖에 없었다. IT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연구할 수 있는 창구가 돼줬다. 얼마전 CNN의 인터뷰 제의를 받은 것도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롱테일법칙을 만든 크리스 앤더슨 와이어드 편집장 등 저명인사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블로거로서 누린 ‘특혜’였다고 본다. ▶명승은 씨(〃 명)=처음에 매료된 것은 익명성 때문이었다. 기자를 하면서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이슈화하거나 맘껏 써보고 싶었다. 이는 블로그의 미디어적인 성격과도 연결된 셈이다. ▶문성실씨(〃 문)= 일종의 ‘무대’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무대, 바로 블로그의 매력이다. -블로그 운영시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이=내 글을 읽을 독자를 먼저 생각한다. 블로그에 정보를 얻고자 들어오는 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무얼까’를 생각하다보면 콘텐츠도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 가끔씩 책이나 해외 비즈니스 블로그를 읽고 소화한 후 블로그에 올리다 보면 5시간 넘게 걸릴 때도 있다. ▶문=포스팅 시기, 즉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시기를 정해두고 반드시 지킨다. 일주일에 몇번 못박아둔다. 일정한 시간, 꾸준한 관리는 필수다. 요리과정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고, 글을 쓰다 보면 하루에 3~4시간은 할애하게 된다.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따로 보내는 쪽지나 e-메일에도 아는 한도 내에서 꼬박꼬박 답장을 해줬다. ▶현=‘일본’이란 민감한 소재를 다루다 보니 논조가 조금만 치우치면 비난받기 일쑤였다. 그 사이에서 논조 조절 혹은 콘텐츠의 중립성, 정확한 논거를 추구하다 보니 관련 자료조사 등 ‘공부’를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작업은 결국 콘텐츠 전문성과도 직결됐다. ▶태=IT 관련 연구형 블로그를 추구한다. 즉 콘텐츠 질에 승부를 건다. 해외 블로그나 콘퍼런스 내용 등을 10시간 넘게 뒤져 글만 4시간 넘게 써서 올릴 때도 있다. 스스로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한 셈이다. 희소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줘야 실시간 반응이 많이 온다. 블로고스피어에서 맺어진 인간관계가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데 신경썼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블로그 콘텐츠의 깊이는 더해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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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에서 인정하는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었던 성공비결은. ▶명=기사에서 풀지 못한 얘기를 블로거와 나눴다. 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집중했다. 나만의 주장을 많이 담아 블로거로서 ‘정치적인’ 색깔을 분명히 했다. 선정적인 주제로 쓰는 일명 ‘낚시’ 블로그가 난무하지만 일회용에 그친다. ▶이=초기 투자가 중요하다. 관련 자료로 공부를 많이 해서 시기가 되면 쏟아내줘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 블로깅으로 존재감을 알려야 한다. ▶문=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이미 하나의 기업이 돼버려 쉴 틈이 사라져버렸다. 지속적인 관리를 하지 못하면 금세 뒤처진다. 보통 한 달치 요리목록을 파일로 미리 정리해둔다. 주력 콘텐츠를 기를 필요도 있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돈을 버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즐기면서 해야 승산이 있다. ▶현=자신만의 강점을 가진 콘텐츠가 중요하다. 일본에 사는 애니메이터라는 직업으로 지금 일본문화에 대한 블로그를 일궜다. 또 블로거의 기대심리도 만족시켜줘야 한다.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만큼 ‘산통’이 뒤따른다. ▶태=전문성으로 블로거를 압도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블로그 주제는 이미 다양해져 이제는 그 ‘깊이’가 관건이다. 여행 블로그는 수십만개지만 전문성을 가진 것은 극히 일부다.
-블로고스피어에 바라는 점은. ▶명=수익모델에 대해 고민을 해야 될 시점이다. 지금 애드센스 같은 블로그 광고로는 스팸 블로그만 양산될 뿐이다. 독자 입장에서 봐도 따끈따끈한 정보에 대한 보상책은 나와줘야 한다. 필요한 콘텐츠만을 사가는 ‘신디케이션’ 모델도 곧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 블로거의 이름에 브랜드 가치가 매겨지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기업과 선순환 고리를 찾는다면 아마 전업블로거가 될 사람이 많을 거다. ▶현=블로그로 돈버는 것에 대한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 그러나 양질의 블로그가 경제적인 보상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감한다. ▶태=무형의 블로그 브랜드 가치는 엄청나다. 블로고스피어에서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은 달라진다. 미디어가 할 수 없었던 부분을 블로거가 전문성과 영향력을 갖고 개척해 나가게 될 것이다. 정리=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