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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4만1000원, 그들의 64만원

2010-04-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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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모 증권사의 금리 5%인 자산관리계좌(CMA)로 월급통장을 옮긴 김 과장은 평균 잔고가 82만원으로 연간 4만1000원의 수익을 올렸다. 금리 0.1%인 은행 저축예금 연수익 820원에 비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그러나 작년말 연 6% 중반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그는 1년만에 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연간 64만원의 이자부담이 늘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김 과장과 같은 금융 소비자들이 고작 연간 평균 4만1000원의 이득을 보기 위해 CMA, 펀드 등으로 자산의 과도한 쏠림현상이 벌어지면서 은행이 돈 가뭄에 직면했고 결국 64만원의 이자 부담이라는 부작용이 부메랑이 돼 날아온 것으로 비유하고 있다. ▶쏠림현상의 ‘나비효과’=최근 대출금리 급등은 5%대 고금리를 제시하는 증권사 CMA와 증시로 은행 수신이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을 이탈한 소수는 나비의 날개짓에 불과했지만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며 ‘태풍’을 일으킨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은행 저축예금의 구좌당 평균 잔액은 82만원으로 CMA 금리 5%를 적용할 때, 연간 4만1000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연초부터 은행 고객들은 4만1000원의 수익을 좇아 은행을 등졌다. 실제 올해 1~10월 은행권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은 16조6000억원 감소한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과 CMA 잔액은 각각 48조원과 10조7720억원 급증했다. 연 0.1~0.2%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대출 재원을 잃은 은행들은 대출잔액이 수신잔액을 초과하는 기현상이 발생, 지난달 29일 현재 국민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152조9723억원으로 총수신 149조6841억원을 추월했다. 수신 만으로 대출재원을 마련할 수 없게 된 은행들은 연 4~5%대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으로 자금조달 창구를 바꿨다. 지난 한해 11조4000억원의 CD를 순발행한 은행들은 올들어 지난달 19일까지 28조원의 CD를 순발행해 이미 지난해에 대비 2.5배 이상을 기록중이다. CD 발행이 늘며 CD금리는 꾸준히 상승, 지난달 30일 6년5개월만에 처음으로 5.6%대에 진입했고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올라 지난해 말 5% 후반대였던 것이 이제는 8%대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한은이 최근 내놓은 ‘주택금융의 현황과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차주당 연간 64만원의 이자부담이 늘어난다고 적시돼 있다. 결국, 5% 고금리를 좇아 은행을 등지며 올해 4만1000원의 수익을 낸 수많은 고객들은 은행의 돈 가뭄으로 수익의 15배가 넘는 최소 64만원의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을 떠안게 된 셈이다. ▶해법은 없나=과도한 쏠림현상이 잦아들지 않는 한 뾰족한 해법은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당국은 오래전부터 고정금리 및 금리상한 상품 출시를 은행에 권유해 왔지만 시중금리 급등속에서 은행들은 관련 상품 출시 시기를 미루고 있다. 또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금리를 CD금리 대신 통안증권(91일물) 금리나 코리보,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펀드와 CMA 등으로 시중자금이 몰리는 상황에서 은행이 취할 수 있는 대책은 제한적”이라며 “국내외 증시 조정 등으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금융 소비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증권사 CMA에 대적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고금리 스윙 계좌를 선보였지만 이마저도 고금리 혜택이 주어지는 지정금액은 자매 증권사 CMA로 흘러가도록 설계돼 자금 선순환의 순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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