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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작가 손미나 ‘나의 인연, 나의 멘토’

2010-04-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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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와 스페인 외에 손미나(37) 하면 떠오르는 것이 하나 더 생겼다. 여행 작가이다. 2004년 스페인으로 훌쩍 떠나 버렸던 그가 2006년 이야기보따리를 책에 담았고, 2008년에는 본격 여행 작가로 변신해 첫 여행에세이를 출간했다. 그리고 그 책 안에는 여행하면서 그가 만난 사람들의 체온이 따스하게 녹아 있다. 어느 추운 겨울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손미나가 말하는 소중한 인연과 멘토 이야기를 들었다. 글_류지연 대학생기자(twinky-jy@hanmail.net) 사진_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 <장소협찬_쥬빌리 쇼콜라띠에 여의도2호점> ▶ “자네, 붙겠네, 붙겠어”

식을 줄 모르는 열정으로 나날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 빛나는 30대를 살고 있는 여성으로 여대생들에게 항상 신선한 자극을 주는 사람. 바로 손미나다. 언뜻 너무나 화려해 지금 모습 때문에 그의 대학시절은 남들과 달랐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모든 대학생이 그렇듯 그도 그 자신을 두고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그 시절을 보냈다. “손미나여야만 되는 일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했어요. 사회에 기여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았지요.” 손미나는 매일 고민하며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후 그는 호주로 교환학생을, 스페인으로 어학연수를 떠나 스스로 힘든 상황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자신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러던 중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떠올리게 되었고 공채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그러나 준비가 쉽지만은 않았다. 너무 힘이 들어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무작정 아나운서 이계진 씨를 찾아갔다. 다행히 만남은 이뤄졌다.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듣고 감사한 마음으로 일어서려는 순간 이 아나운서가 “잠깐만. 오늘 이야기 해보니 자네 붙겠네, 붙겠어”라고 말했다. 그 짧은 한마디가 당시 그에게 엄청난 힘이 되었다. ▶ 인생을 이끌어준 고마운 멘토들

손미나에게는 힘들었던 매 순간마다 자신을 붙잡아준 고마운 멘토들이 있었다. 대학 입학 직후 새내기 시절, MT와 신입생 환영회 등 여러 가지 행사들로 정신이 없을 때였다. 그러던 어느날,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중국 고사들을 인용해 ‘현명하고 지혜로운 숙녀가 되는 길’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은 아버지의 편지였다. 딸이 진정한 숙녀로 거듭나길 바라는 사랑이 듬뿍 담긴 편지였다. “아버지께서는 또한 통금을 정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도 말하셨어요. 단지 집에 들어오는 귀가 시간이 아니라 기본적인 룰을 스스로 정해서 그 약속만은 지키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셨죠. 갑작스레 많아진 자유를 스스로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를 연습하게 해주셨어요.” 부모님의 편지는 교환학생을 갔을 때에도 계속돼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인생을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힘이 되었다. 그에게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영원히 가슴에 남아 있는 멘토가 또 있다. 스페인 연수시절 지독한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 숙박비와 여행경비 등 그야말로 아무 조건 없는 친절을 베풀어 준 ‘미스터 디엥’이었다. ‘꿈을 향해 나아가다 힘들어 하는 젊은이를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어 약간의 도움을 베풀었을 뿐이며, 나중에 또 다른 젊은 누군가가 꿈을 향해 가는 길을 보거든 도와주라’는 한 마디 말과 함께 사라진 그는 동화에서나 만났을 법한 키다리 아저씨 같은 사람이었다. 절망적인 순간에 한줄기 빛을 보여준 값진 인연을 통해 그는 또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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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은 ‘손미나’의 빨간 장미

손미나 하면 스페인을 빼놓을 수 없다. 항상 수식어처럼 달고 다닌다. 실제 스페인은 그의 삶 많은 곳에 힘을 준 에너지원 같은 곳이었다. 전공(서어서문학)에서 시작된 인연의 끈을 붙잡아 석사과정 때도 스페인을 고집한 것은 대학시절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스페인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사랑 때문이었다. 그들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사람을 진정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하게 됐다. 좁은 땅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나라에서 살던 그가 삶의 하루하루를 음미하며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굉장히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모습들을 보면서 꼭 물질적으로 부유하지 않아도 얼마나 많은 웃음을 만들어 가며 살아갈 수 있는지, 웃음과 사랑이 얼마나 직접적으로 행복한 삶과 관련이 있는지 친구들이 사는 모습을 보며 배운 것 같아요. 갈 때마다 정말 많이 웃게 되고 저에겐 에너지원 같은 곳이었죠.” 스페인을 갈 때면 반드시 지키는 그만의 룰이 하나 있다. ‘떠날 때는 한국에 있는 모든 것을 두고 가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기 몸을 완전히 녹여 현지에 적응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 룰은 지금도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 “누군가 여행을 떠난다면 미련을 완전히 다 놓아버리고 가세요. 그래야만 나중에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자기 자신이 얼마나 값진 무언가를 얻어 왔는지 알 수 있거든요.” ▶ 태양의 여행자, 손미나

새로 생긴 수식어인 ‘여행 작가’로서의 삶을 꾸려가며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어가고 있는 손미나. 사람을 많이 만나고 사귀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얘기를 들으며 받아들이는 것 역시 좋아한다. “내가 전해들은 좋은 것을 또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해요. 자유롭게 떠나고 싶으면 떠날 수 있고 글을 쓰면 쓸 수 있고 내 스스로의 인생을 만들어 가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또 체질에도 맞는 것 같아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지요.” 얼마 전 그는 여행 작가로 변신한 후 첫 여행에세이인 <손미나의 도쿄에세이>를 출간했다. 이 책 역시 스페인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쇼핑몰이나 관광명소가 아니라 일본을 여행하면서 만난 일본인들을 통해 그들의 숨어있는 생각과 이야기를 담았다. 왜 여행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이야기냐는 질문에 “여행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일은 마치 산을 오르는 사람이 점점 더 높은 산에 오르려 하는 것처럼 만남 자체가 여행의 원동력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앞으로 출간될 다른 나라의 여행기들도 세계 방방곡곡의 인연들로 엮어져 지구인이 모두가 하나가 되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는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세월이 흘러도 지치지 않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 말이다. 비록 10년 후 작가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살지라도. “아나운서 10년이 없었으면 저에게 작가란 삶은 없었겠죠. 이것이 밑바탕이 되어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는데, 글을 쓰면서 또 이것을 밑바탕으로 새롭게 꿈을 찾아 역동적으로 살고 싶어요. 열정적으로 꿈을 갖고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젊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증언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먼 훗날에도, 대학생들에게 변함없이 신선한 자극을 주는 뜨거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손미나를 기대해본다. <헤럴드경제 자매지 캠퍼스헤럴드(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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