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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시선으로 본 풀, 바위, 그리고 나무…

2010-04-03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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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이창수사진전-관훈동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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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소리 소문없이 지리산으로 들어갔던 사진가 이창수. 그가 떠났던 때처럼 조용히 사진 30여점을 들고 서울에 왔다. 서울 관훈동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24일부터 31일까지 `이창수 사진전- 움직이는 산, 지리(智異)`라는 판을 펼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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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 사진가 이창수(48)는 어느날 서울 생활을 접고, 아내와 함께 경남 하동의 지리산 악양골로 쑥 들어간 전직 사진기자다. 중앙대 사진학과를 나와 월간 샘이깊은 물, 국민일보, 월간 중앙 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던 그는 2000년부터 지리산 악양에서 차밭을 일구고, 차를 만들며 느리지만 찰지게 살아왔다. 또 여름이면 매실을 거두어 술을 담그고, 가을이면 감을 따 곶감도 만든다. 그리곤 틈틈이 카메라를 메고 어딘가를 걷는다. 이번에 학고재 전시장에 내걸리는 사진들은 모두 지리산 악양골 형제봉 자락 그의 집 반경 500m 내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무시로 집 주변을 거닐다가 나직히 말을 걸어오는 것들, 혹은 그 자리에 말없이 존재하는 풀과 나무, 바위들을 느낌이 올 때마다 `툭툭` 찍은 것들이다. 그의 사진 속엔 마른 나뭇잎과 푸른 솔잎, 솜털이 보송보송한 풀씨들이 가득 담긴다. 무덤덤하니 짙푸른, 또는 잿빛의 바위들과 나무의 밑둥치가 전면을 꽉 채우기도 한다.

<**3>

사진 속 바위며 풀들, 나무들은 그저 어디에나 있고, 아무 때나 마주칠 법한, 지극히 낯익은 것들이다. 그러나 그 별 것 아닌 것이 작가 이창수에게 더없이 벅차고, 예쁘게 다가온다. 너무나 평범하고 심심해 `아무 것도 아닌 듯` 하지만 작품에 떡 하니 주인공처럼 자리잡은 무뚝뚝한 나무며 바위는 보면 볼수록 그윽하고 근사하다. 맹물처럼 덤덤한 바위와 풀들이 그 범상함 속에 모든 걸 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작가는 우리가 눈을 주는 곳 어디에나 경이로움이 배어 있고, 하찮게 여겨지는 것들이 오히려 눈부시게 아름다울 수 있음을 사진을 통해 담담히 말해주고 있다. 미술평론가 김진송 씨는 "사진가 이창수가 외눈박이의 시선으로 낚아챈 풍경은 늘 고집스럽다. 그가 찾을 수 있는 것은 모든 이가 보는 그대로일 뿐이다. 그는 사진으로 잡아낸 욕망의 시선을 `나눔으로 되돌리는 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출품작들에 대해 작가는 "외눈박이 시선으로 바라본 저 바위며 풀들은 과연 무엇이며,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를 묻는 사진들"이라며 "내가 마음으로 즐긴 지리산 악양의 바위들과 풀, 섬진강 자락이 도시인들의 마음 속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십이 되기 전에 한번 떨궈낼 것을 떨구기 위해 전시를 꾸몄다. 앞으론 더욱 더 덜어내며 최소한의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리산 이창수`로 통하는 그는 인터넷 홈페이지(insidephoto.cafe24.com))를 통해 선보여온 글과 사진을 묶어 조만간 단행본도 펴낼 예정이다. 02)739-4937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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