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행본 매출 1위
웅진씽크빅 최 봉 수 사장
“40대가 기획을 하는 것은 무리다. 경영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해야지” 관록의 민음사를 제치고 지난해 단행본 출판사 매출1위로 올라선 웅진씽크빅 최봉수 사장은 사실 어디서 어떤 책이 나오는지 알지 못한다. 26개나 되는 브랜드 숫자때문이 아니다. 책이 나왔다고 책상에 갖다놓으면 그제서야 들쳐볼 뿐이다. ‘뭐 이런 책을 냈지’하는 것도 있지만 그게 다다.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법이 없다. 기획, 편집은 브랜드 책임자 고유의 몫으로 여기는 까닭이다.
CEO가 할 일은 데이터경영
판매실적ㆍ재고관리등 분석
제작 모든과정 전문가 일임
이러쿵 저러쿵 말하지 않아
2년새 매출 무려 3배 올라
북러닝등 새 비즈모델 주력
그가 하는 일은 오로지 데이터를 주무르는 일이다. 최 사장이 스카웃돼 온 2005년 11월 웅진 매출은 140억원,중견 출판사 정도였다. 그러던게 이듬해 286억원으로 두배 뛰었다. 작년 매출은 420억원. 2년만에 매출을 세배 가까이 올려 놓았으니 출판계가 놀란 것은 당연하다. 사실 이런 일화는 뛰어난 CEO들에게 흔하다. 그가 다르다면 숫자를 다루는 능력이다. 머리 쥐어뜯으며 넣고 빼고 하는게 아니라 숫자를 놀이감으로 여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1년 동안 웅진이 낸 500여권의 모든 책의 월별 판매 그래프를 만들어보는 거다. 그래프는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대부분의 책들이 3개월째 매출이 팍 떨어지고 다시 한번 12개월째 곤두박질 친다는 사실이다. 이는 예외가 없다. 이를 알면 언제 방지턱을 만들어 판매를 지탱해주는게 좋은지 답이 나온다. 재고관리에도 필수다. 또 하나. 세일즈 퍼포먼스다. 이는 영미권에서 먼저 나온 자료를 한국화한 것이다. 랜덤하우스, 고단샤 등 모든 내로라 하는 출판사들의 판매실적을 들여다봤더니 블럭버스터, 베스트셀러, 굿 셀러, 노멀 셀러, 배드 셀러의 각 판매율이 일정했다는 사실이다. 가히 법칙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렇다면 베스트 셀러를 많이 만들어내면 좋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자사 매출랭킹 51위에서 200위에 드는 중위권 비중이 클 수록 매출이 커진다는 사실도 그는 데이터에서 찾아냈다. 그가 데이터박사가 된 일화는 흥미롭다. 사실 그는 386 운동권 출신으로 어느날 선배의 추천으로 김영사에 입사했다. 출판사인지도 모르고 찾아간게 그의 출판인생의 시작이다. 그는 명색이 편집장인데도 편집자 모임에는 나가지 않고 마케팅 모임에 주로 나갔다. 그가 숫자를 빨리 익힌 건 그런 이유다. 자리를 옮긴 중앙 M&B에서 맡은 일도 큰 도움이 됐다. 최 사장은 웅진의 매출성장의 비밀로 임프린트 시스템을 꼽는다. 전문 편집자를 영입해 브랜드를 주고 독자 편집권을 주는 것이다. 현재 26개 브랜드가 있는데 더 늘릴 예정이다 비록 이들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이 지식하우스, 리더스북 등 4개 뿐이지만 그는 이들을 재촉하지 않는다. 세상없어도 3년안에 흑자를 내는 조직은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웅진의 올해 매출목표는 600억원. 모든 출판사가 단군이래 최대 불황이라고 앓는 소릴 하지만 그는 느긋하다. 올해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책의 2차 가공, 컨텐츠화다. 이는 출판의 미래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 실험이기도 하다. 그 중 하나가 e러닝 사업. 크레듀 등 퍼블리싱 업체에 뺏기고 있는 출판 컨텐츠를 기업강의용 45분짜리 동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다음달 초엔 북러닝 사업도 시작한다. 책을 멀티미디어를 활용, 드라마, 영상, 강의 등 16시간 짜리로 재가공한 것으로 ‘타임 전략’이 첫 작품이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3,4000만원 정도로 일단 18개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작게는 5억에서 10억 넘게 손해볼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사업이지만 최 사장은 영세한 출판사가 할 수 없는 데 웅진의 역할이 있다고 판단한다. “ 매출 1위론 안되죠. 우리가 민음사가 쌓아온 걸 따라잡을 순 없습니다. 대신 최고의 기업이 되자는 겁니다. 종이출판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우리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해 다른 출판사에게 비전을 제시하자는 생각입니다.” 이윤미기자(mee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