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ldmidea

<인터뷰>정우성, ‘멋진 놈’의 과거ㆍ현재ㆍ미래

2010-04-04 00:54

글자확대 글자축소 프린트 메일로보내기 스크랩 휴대폰전송 twiter metoday

<**1>

서늘하면서도 뜨거운 기운을 내뽐는 긴 총, 그리고 새파랗게 날이 선 칼도 여러번 잡아봤다. 정우성(36)은 액션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와 같은 멜로도 있지만 그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각인되는 것은 ‘무사’ ‘중천’ ‘데이지’와 같이 총을 들거나 칼을 든 영화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ㆍ이하 놈놈놈)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긴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총을 쏘는 그에게서는 우아한 액션의 아우라가 느껴질 정도. 어쩌면 그는 태어날 때부터 멋진 액션배우인지도 모르겠다. “나한테는 액션멜로가 가장 하기 좋은 장르에요. 액션이 왜 좋냐구요? 좋은 건 그냥 좋은 건데(웃음).” 1997년 ‘비트’에서 주먹을 휘두르던 한 젊은 배우는 멋있게 시간 사이를 건너가고 있었다. ‘놈놈놈’에서 최고로 맵시나는 액션을 선보인 그는, 차기작은 액션드라마고 또 액션영화로 영화감독도 준비중이다. 우연찮게 또 액션인지라. 액션은 마치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해주는 하나의 헐거운 고리처럼 보였다. 17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그러나 이 이음새의 헐거움 사이사이로 훨씬 더 다양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좋은 놈’으로 살고 있는 현재

‘놈놈놈’을 본 여성관객들은 정우성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다. ‘멋있다’는 말은 이제 정말 지겨울 것 같은데, 사람들은 또 그를 향해 ‘멋있다’고 말한다. “‘놈놈놈’에서는 감독님의 현명한 관찰 하에 정우성의 장점이 더 많이 부각된 것 같아요. 배우로서 ‘멋있다’는 것은 좋은 칭찬이죠. 더 나은 멋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그런데 멋있다는 건 내면의 가치관이나 그런 것이 표현이 되어야지, 그냥 보여지는 걸로 단정지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보여짐에 있어서의 포즈는 금방 질려요.” 정우성은 ‘놈놈놈’에서 손목 부상 하나만 얻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현란한 액션을 선보인다. 대추격신에서 그는 달리는 말을 타고서 장총을 돌려서 쏜다. 단연코 명장면으로 꼽히는 이 장면은 물론 날아다니는 것이나 진배없는 와이어 액션까지 100% 다 그가 실제의 몸으로 해낸 것이다. “도원은 총이나 와이어 장면이 많아서 특별히 합을 맞추거나 할 건 없었어요. 그저 내 와이어를 잡아주는 사람을 믿고 가는 거죠. 손목 부상이요? 촬영이 주는 긴장감, 컷트에 대한 몰입때문에 찍을 때는 잘 못 느껴요. 찍고 나면 아프죠.(웃음)” 현상금 사냥꾼 도원은 ‘좋은 놈’이라기보다는 ‘냉정한 놈’이다. “도원을 표현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도원의 말투에 신경썼어요. 도원은 모두 하찮게 대해요. 잡아야하는 그들보다 자신이 우월하다, 다 제압할 수 있다, 내가 최고다… 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죠.” 정우성은 극 중 도원의 매력에 대해 “인물과 인물이 부딪치면서 생기는 매력”이라고 정리한다. “시나리오에서도 ‘이상한 놈’ 태구(송강호 분)와 부딪치는 장면이 묘하게 재미있었어요. 그러면서 도원의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거고. ‘좋은 놈’에 끌린 것도 그런 이유죠.” 그가 ‘좋은 놈’을 하겠다고 했을때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이병헌이 맡은 ‘나쁜 놈’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보였기 때문. 그러나 그는 악역이 주는 자극적인 강렬함 대신 ‘좋은 놈’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결과는? 그는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100점이라고 말한다. “‘놈놈놈’은 모든 스탭과 배우,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패기가 온전히 다 담긴 작품이에요. 대추격신과 같은 장면은 그 자체로 앞으로 어떤 사람이 또 용기있게 저런 걸 또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

<**2>

▶정우성을 만들었던 ‘비트’의 과거

정우성을 이야기하면서 ‘비트’ 이야기를 빼놓는 것은 결례다. 그러나 동시에 ‘비트’의 이미지를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에게 덧쒸우는 것 역시 결례다. 아무튼 ‘비트’가 인간 또 배우로서 정우성에게 각별한 작품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토바이 위에서 두 팔을 벌린 채 도시의 고독한 밤을 질주하던 ‘비트’ 속 반항아 민이는 거의 정우성과 동일시되며 그를 스타덤에 올렸다. “모든 영화가 필모그래피의 과정이고 아끼는 작품이지만 ‘비트’가 주는 찬사가 다른 작품에 비해서 크다는 것은 알아요. 애정이 가는 작품 중의 하나에요. ‘비트’의 민이는 당시의 정우성과도 비슷했고…” 반항하는 청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던 자신의 20대에 대해서 그는 “거칠었죠”라고 한마디 내뱉는다. “그러나 지금이나 그때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나에 대한 확신이나, 확신을 구축해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떤 과정을 걸어가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죠.” ‘비트’에 출연했던 25살의 정우성은 그 나이에도 성숙한 배우가 되고 싶어서 노력했고, 지금 36살의 정우성도 배우로서 구축해가고 싶은 삶을 향해서 가고 있는 중이다. 과거 연기에 점수를 매길 수는 없지만, 아쉬움이 남는 작품은 있다. “‘본투킬’이요. 그 나이때 감당하기 힘들었던 작품이었던 거 같아요. 전문킬러라서 그냥 쌈박질하는 캐릭터와도 다르고…소화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다 체험하는 과정 중의 하나였죠.” 문득 잘생긴 외모가 부각되던 배우에게 있어 나이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가 궁금해졌다. “좋아요. 꽃미남 배우, 연기파 배우 이런건 제 3자의 표면적인 분류일 뿐이고, 사람 성격이 다 다르듯 배우는 온전한 자기의 캐릭터를 가꿔나가면 되는 거에요. 나이가 들면서 내 일에 대해서 더 폭넓어졌고 유연해졌고…이제는 남자같은 느낌, 이제 시작이다 이런 생각도 들어요. 실제로 배우 연령이 올라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정우성은 ‘비트’의 이미지가 설사 그를 압도하더라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한걸음씩 내딛으려는 배우의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모습을 보여준다.

▶배우이면서 감독, 감독이면서 배우인 ‘미래’

감독을 준비하는 그는 요즘 자신이 차린 영화사에 꼬박꼬박 출근하고 있다. 그가 준비하고 있는 액션영화는 현재 시나리오를 80% 정도 마친 상태. 사무실 책상과 정우성이라니 현실이든, 영화 속이든 어울리지 않는다. 답답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역시나 목소리를 한톤쯤 높이며 “답답해요”라고 말한다. “그래도 사무실 안에서도 머리 속으로는 상상 속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거니까 재미있어요. 저는 영화의 가장 큰 수혜자인거 같아요. 막연했던 꿈을 일을 하면서 글로 표현하는 방법, 영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거든요.” 배우와 감독은 그에게 서로 다른 영역이 아니다. “둘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선상에 있는 것이지 이원이 안 되요. 머리 속에 찍고 싶은 이미지가 있고, 그것을 내가 직접 연출하는 것 뿐이죠.” 차기작으로 드라마도 하나 준비중이다. 한일합작드라마 ‘시티헌터’에서는 바람둥이 탐정 역할을 맡아 지금까지와는 또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계획은 없을까. “과정에 대한 조급함은 없어요. 아시아라는 시장이 열려있고, 배우들을 필요로 하고 저 역시 그런 배우 중의 한 사람이니까요. 끊임없이 준비를 하는 거고,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하게 되겠죠.” 정우성의 꿈은 일단은 영화감독이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꿈은 다듬어가고 가꿔나가는 과정을 거치고, 행로를 다 마쳤을때 알 수 있는 것이잖아요. 어떤 모습의 엔딩이 될지는 모르는거고, 만들어가는 거에요.” 오연주 기자(oh@heraldm.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m.com)

Related tags


포토슬라이드 실시간 주요뉴스

prev next

인기뉴스

인기 포토

AUTO MOBIL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