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유행처럼 번진 기업블로그. ‘물좋은’ 마케팅의 장(場)에 된 블로고스피어에 기업들이 대거 진입했습니다. 블로그마케팅을 벌이거나 자체 블로그를 열기도 했죠. 그러나 이가운데 성공한 기업은 다섯손가락에 꼽힐 정도입니다. 마케팅 인력들이 넘치는 대기업들이 유독 블로고스피어에서 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블로그는 참여.공유.개방이란 가치를 중시하는 매체입니다. 기업블로그에서는 그 가치와 기업관행이 충돌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입니다. PR 전문블로거 정용민씨는 그의 블로그 ‘Communcations as Ikor’에서 ‘기업블로그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블로그를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호흡을 길게 하면서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단시간에 마케팅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편으로 본 셈이죠. 여기에서 패인들이 생겨납니다. 모든 기업들은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블로그를 운영하겠다는 것은 소비자들과 생생한 대화를 나누겠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블로깅 과정에서 이같은 취지를 살리지 못합니다. 우선 기업블로그는 신중한 반면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기업은 거대한 조직이죠. 블로깅에서 의사표현과 소통이 자유로운 개인과는 그 출발점이 다릅니다. 기업블로그 운영자가 자유자재로 답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피상적이고 긍정적이기만 한 댓글들이 나올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독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게 되죠. 기업은 블로거로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도 힘듭니다. 기업 내부조직은 모두 이해관계를 달리 합니다. 이견을 조율하고 통합할 팀이 없다면 기업 비전을 일관되게 전달할 수 없게 됩니다. 대부분 기업들은 블로그를 가욋일로 치부, 별도팀을 따로 두지 않고 있죠. 이 경우 운영자와 경영진이 바뀔 때마다 기업블로그의 정체성은 갈지자행보를 보일 밖에 없습니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콘텐츠도 독자들의 외면을 불러옵니다. 개인블로거들은 자신의 진성성이 담긴 의견을 올리죠. 하지만 기업블로그에서는 조직입장이 우선됩니다. 기업의 공식적인 입장만 들어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블로그가 일방적인 이유입니다. 소통하기 위해 기업블로그를 방문한 독자들은 강요받는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게 됩니다. 외부 대행사를 쓰는 경우는 최악입니다. 겉핥기에 머물기 쉽기 때문입니다. 실무책임자들이 오랜 경험에 묻어나오는 답글을 다는 것과 달리, 대행사 직원들은 피상적이고 판에 박힌 듯한 글들을 쓸수 밖에 없죠. 자칫하면 기업에 대한 신뢰도마저 추락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블로그를 일시적인 이벤트 창구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합니다. 한 파워블로거는 “공지성 글은 지양하고 계획성있고 시의성있는 콘텐츠를 앞세워 대화하려는 자세로 접근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기업블로거’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있는’ 블로그를 운영해야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