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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지난달 초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재 금융시장의 주요 참여자들은 부채비율이 매우 높다. 주로 대출금으로 자산을 매입했기 때문인데, 특히 부채 디플레이션(debt deflation)이 심각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 말한 바 있다.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후 미국 경제를 얘기한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의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을 강타한 이후 소비, 투자, 수출 등 우리 경제의 실물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동시에 폭락하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질소득 환란 이후 최저=24일 발표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 따르면 고유가로 무역손실이 크게 늘어나면서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나타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3%대로 추락해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나마 경제를 지탱해주던 수출이 크게 둔화하면서 전체 경제성장률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4%를 밑돌았다. 민간소비는 내구재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고 서비스 소비 지출이 부진하면서 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질소매판매증가율이 지난해 7~8월 5.3%에서 올 7~8월에는 2.7%로 떨어진 것도 영향을 주었다.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등이 부진하면서 전기 대비 1.8% 감소로 돌아섰다. 특히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8.1% 성장률을 기록해 작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를 나타냈다. 수출물량지수 증가율이 올 1/4분기 15.6%에서 2/4분기 11.7%로 떨어진 뒤 7~8월 평균치가 7.4%에 그친 것 등이 영향을 주었다. 건설투자는 0.3% 증가했으나 이는 전기의 낮은 수준에 대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의 자금사정실적지수는 2008년 9월 65로 기준치(100)를 크게 하회. 2003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제 금융시장의 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커 예상보다 국내 소비나 투자, 수출의 둔화 속도도 빨라졌다”며 “연간 성장률도 전망치인 4.6%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산디플레 본격화 가능성=주요 민간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성장률을 3%대 중후반으로 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내년 한국 성장률을 2.2%로 제시,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3%대 전망을 제시했다.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는 금융위기가 앞으로 실물 분야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올 4분기 이후 성장률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려되는 것은 최근 주가와 부동산 가격의 급락에 따른 역(逆)자산효과, 즉 자산 디플레 문제다. 이는 소비와 투자를 더욱 위축시키고 실질소득과 성장률 둔화를 가져온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높은 가계 부채, 주가 하락,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급격한 경기 하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감세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puquap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