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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5년 트렌드>① 본업형vs사업형vs투잡형배우

2010-04-0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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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多作)과 과작(寡作) 사이, 한국영화를 이끄는 배우는 과연 누구일까. 한국영화가 불황에 빠졌고 톱스타의 흥행파워는 곤두박질 중이다. 배우, 제작자, 투자자, 배급사 그 어느 누구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시계 제로의 터널을 한국영화는 지나고 있다. 스타들은 “하고 싶어도 출연할 작품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제작자들은 “스타들을 잡기가 어렵다”고 푸념이다. 화려한 캐스팅을 보고 돈을 넣었던 투자자들은 믿을 수 없는 참패의 흥행성적표를 안고 “이름값 믿을 게 못된다”고 아우성이다. 일부 영화배우들은 TV로 새로운 발길을 향하거나 유턴하고 있는 것도 최근 추세다. 그래도 연기를 할 배우들은 여전히 촬영장에 있고 카메라는 돌아가기 마련이다. 과연 지금 한국영화를 이끄는 배우들은 누굴까. 이름값이 높은 주요 주연급 톱스타들에게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최근 5년간 영화 출연 빈도라는 잣대를 들이대 보니 세 가지의 유형으로 나뉘어졌다. 연기에 전력투구하는 ‘본업형’, 연기가 곧 비즈니스인 대작 지향의 ‘사업형’, 영화 출연보다 CF촬영의 비중이 더 크거나 비슷한 ‘투잡(Two-Job)형’으로 분류됐다. ▶1년 내내 촬영장에…‘본업형’ 스타들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출연작으로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한 배우는 하정우였다. 하정우는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9편의 개봉영화에 주연, 또는 주조연급으로 출연했다. 기개봉작을 제외하고 현재 촬영 중이거나 개봉대기 중인 작품도 3편이다. 그 사이 드라마도 2편을 찍었고 특별출연이나 단역, 카메오로 이름을 건 작품도 5편이나 된다. 깜짝출연을 빼고 주?조연으로 출연한 영화, 드라마만 5년간 무려 14편이니 한 해 거의 3편에 가까운 작품을 한 셈이다. 여기에는 김기덕 감독의 ‘숨’ ‘시간’같은 예술영화도 있었고 ‘추격자’ 등의 흥행영화도 있었다. 하정우가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줬다. ‘국민배우’급의 송강호, 안성기도 1년 내내 쉬지 않았다. 현재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막강한 흥행파워와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공인된 송강호는 출연작 7편이 개봉했고 1편을 촬영 중이다. 그 사이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연기를 보여준 작품 1편, 특별출연이 2편이 있었다. 해외로케이션으로 제작기간이 길었던 ‘남극일기’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비롯해 ‘괴물’ 등 대작 촬영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7편이 적지 않은 숫자다. 안성기는 9편의 영화에 출연해 ‘원조 국민배우’의 이름값을 다했고 설경구도 8편으로 최고 수준의 출연빈도를 보였다. 이병헌 조승우 등도 각각 6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각각 드라마와 뮤지컬로 영화 촬영 기간 외의 시간을 채웠다. ‘가장 바쁜 배우’ 대열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로는 김윤석과 엄태웅이 있다. 김윤석은 9편의 개봉 영화에 출연했고 현재 2편의 작품이 촬영 중이거나 출연이 확정됐다. 엄태웅은 영화는 5편이었지만 여기에 더해 드라마가 5편이 있어 무서운 상승세를 그대로 보여줬다. ▶여배우 중에서는 하지원, 문소리, 김혜수, 손예진이 으뜸 주요 여배우들의 출연 편수는 남자배우들보다는 다소 적었다. 한국영화가 남성 취향이거나 남성 캐릭터 중심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여배우 중에서는 단연 톱은 하지원이었다. 남성 최다출연배우들과 비슷한 7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와중에 드라마도 3편을 찍었고 현재 3편의 영화출연이 예약돼 있다. 김혜수, 손예진, 문소리가 각각 7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임수정이 6편을 찍었다. ‘칸의 여왕’ 전도연은 1년에 1편 정도의 리듬을 유지해 5년간 5편을 찍었다. 지난해 결혼과 임신으로 인한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결코 적지 않은 출연편수다. ▶대작지향의 ‘사업형’ 배우, CF촬영이 더 활발한 영화계의 ‘투잡족’ 연기가 곧 거액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인 ‘사업형’ 배우의 거두는 물론 배용준이다. 2003년 이후의 출연작은 영화로는 2편 뿐이고 드라마가 1편 있었다. 영화의 사실상 데뷔작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스크린스타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작품이었지만 ‘외출’과 드라마 ‘태왕사신기’는 ‘한류열풍’의 한가운데서 기획된 화제작과 대작이었다. 지나치게 작품 선택에 신중하고 다국적으로 기획되는 대작 지향이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년에 한 편꼴로도 출연작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장동건도 그 뒤를 잇고 있다. 배용준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중심으로 하고 대주주이기도 한 연예기획사를 차렸던 장동건은 3편의 개봉 영화에 출연했고, 현재 다국적 합작영화인 ‘런드리 워리어’는 개봉 대기 중이다. 전지현은 자신이 직접 비즈니스를 펼치거나 주식시장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이 메인으로 소속된 싸이더스의 다국적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사업형’에 가까운 배우다. 4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1편의 다국적 프로젝트인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배우의 본분에 충실했던 ‘4인용 식탁’과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투잡형’의 배우로는 대표적인 스타가 이영애다. 팬들은 거의 매일 TV CF를 통해 이영애를 보지만 스크린이나 드라마에서는 찾기가 어렵다. 2003년 이후 영화 1편, 드라마 1편이 출연작의 전부다. 김아중은 최근 5년간 주조연급 작품의 출연편수가 영화 2편, 드라마 3편 등으로 적지는 않지만 2006년 ‘미녀는 괴로워’ 이후 작품 선택이 매우 까다로워졌다. 많은 시나리오가 김아중에게 첫 순위로 전해졌지만 대부분 거절했고 어렵게 선택한 ‘29년’은 투자문제로 제작이 보류 혹은 지연됐다. 이들의 1년 수입 대부분은 CF에서 나오고 영화, 드라마 출연 개런티는 ‘부업 소득’인 셈이다. ▶다작과 과작 사이 배우, 스타가 자신의 작품 출연 사이클이나 대중적인 노출 빈도를 전략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유일 뿐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일부 톱스타들에게서는 지나친 ‘과작’이 팬들로부터 우려와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CF와 비즈니스 전략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배우들은 막상 스크린이나 드라마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규모 흥행수입이 가능한 대작, 다국적 합작콘텐츠에만 집착하는 것도 일부 톱스타들의 ‘과작’ 원인이 되고 있다. ‘스타가 움직이는 것은 곧 돈’이라는 일부 연예계의 의식도 국내 톱스타들의 발을 묶는 이유다. 무리한 ‘신비주의 컨셉트’도 한 몫한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출연빈도는 뜨는 스타와 지는 스타들의 면면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고, 연기력과 스타성에 대한 평가와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한국영화를 누가 이끄는지에 대한 답도 그 안에 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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