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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순이의 대관 신청 탈락을 계기로 예술의전당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도대체 ‘예술의전당이 뭐길래’ 대중가수들이 이토록 서고 싶어하고 공연장 대관이 어떻게 이뤄지기에 그들에게는 그토록 벽이 높은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오랫동안 대중가수들의 꿈의 무대가 되어온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관계자들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본다. ▶예술의전당이 뭐길래 예술의전당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공연장이다. 최고의 음향시설과 설계로 최적의 음질을 음미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클래식에 맞도록 되어 있다는게 문제다. 예술의전당측은 “오페라극장이 오페라와 발레에 최적화돼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두 장르 모두 오케스트라 반주를 동반하고, 오페라극장의 잔향 시간은 어쿠스틱 오케스트라의 음향 매커니즘에 맞도록 설계돼 있다.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도 종종 상연되는데, 이 경우에도 어김 없이 오케스트라 반주를 동반한다. 오페라극장 내부에 스피커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뮤지컬을 제외하고 공연 도중에 무대에서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는 예가 거의 없다. 교향악을 연주하는 콘서트홀의 최적 잔향시간은 만석(滿席)시 2초 가량으로 본다. 오페라하우스는 이보다 조금 짧지만 성악가들은 마이크 없이 노래하는 게 원칙이다. 전자악기로 연주해 마이크로 확성할 경우 음향이 뒤섞여 연주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듣기에 괴로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국악이나 사물놀이를 콘서트홀이나 오페라하우스에서 연주하지 않는 것도 대중가수 콘서트의 경우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뮤지컬이 되는데 콘서트 공연이 안된다는 점에 대해 가수들은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공연장 대관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연간 공연 가능일수는 매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시설 보수 기간을 제외하고 최소 170일에서 최대 330일까지다. 모든 공연장은 대관에 앞서 자체 기획 공연을 1차적으로 배치한다. 예술의전당의 경우 자체 기획 공연이 전체의 1/4을 차지한다. 남은 날짜에 대해서 공연장 산하 단체나 상주 단체에 우선적으로 대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예술의전당의 상주 단체로는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등이 있으며,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세종문화회관의 산하 단체로는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뮤지컬단 등이 있다. 이들에 대한 대관이 이뤄진 후에 ‘일반 대관’에 들어간다. 인순이의 경우는 여기에 해당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연 기간 외에도 무대 장치를 설치ㆍ철수하는 기간을 고려해야 하므로, 공연이 없는 날이라고 해서 무조건 대관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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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는 비공개로 예술의전당은 물론 세종문화회관까지 모두 대관 심사를 비공개로 진행한다. 심사위원단은 장르별로 4~5명, 총 20명 내외로 구성되며 내부와 외부 인원의 비율은 3:7, 4:6 정도로 외부 인원의 비율이 높다. 심사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이유는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다. 예술의전당 천세기 공연장 운영팀장은 “심사위원단을 공개할 경우 대관에 얽힌 청탁이 발생할 수 있고 탈락한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로 심사위원 개인이 곤욕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도 사후에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보통 예술가, 평론가, 교수 등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체 인력풀에서 무작위 선발한 뒤, 대관 심사 직전에 위촉장을 보냄으로써 정보 유출을 차단한다. 여기에는 순수예술뿐 아니라 대중예술에 관련된 심사위원도 포함된다. 이 밖에도 장르간 균형, 국내작과 해외작의 비율, 유사한 성격의 공연이 비슷한 날짜에 몰려 있는지의 여부, 공연장의 특성에 부합하는 공연인가의 여부, 시의성 등을 고려해 가장 좋은 모양새를 갖추도록 배치한다. 이 때문에 대관에 탈락하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똑같이 탈락한 경우라도 ‘A공연은 되고 B공연은 왜 안 되느냐’는 식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고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게 공연장측의 설명이다. ▶대관 통과는 전원 합의제 심사 과정은 토론을 통해 전원 합의에 도달하는 방식을 취한다. 다수결이나 점수로 계량화해서 절대평가하는 방식은 취하지 않는다. 한 때, 점수화해서 절대평가한 적도 있지만 예술성을 점수화하는 데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평가 결과에 동의하지 못한 지원자들이 점수화 자체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뮤지컬 장르의 경우 두 공연장 모두 연간 2~3개 작품을 수용하고 있는데 평균 경쟁률이 7대1에서 10대 1에 이르러, 탈락자들의 항의와 압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문화회관의 김주석 공연장 운영팀장은 “예술성에 대한 평가는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점수로 매길 수 없다는 난점이 있다”며 “이 부분이 가장 어렵지만 여러 심사위원이 장시간의 토론을 거쳐 작품의 완성도와 공연 단체에 대한 신뢰도, 지난 공연 실적 및 관객 호응도 등을 다각도로 평가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중가수의 클래식 공연장 대관, 더 어려워질 듯 앞으로 예술의전당은 본래의 설립 목적을 살려, 향후 극장의 특성에 맞는 공연 위주로 심사 기준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인순이의 오페라극장 대관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애초에 클래식 전문 공연장이 아니라 강연 및 행사까지 유치할 수 있는 다목적홀로 지어진 세종문화회관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대중가수의 공연을 한정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다. 2009년에는 이미자, 심수봉 등 총 4명의 대중가수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김소민 기자(so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