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전이 위험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중소기업 여신 축소 바람이 제2금융권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부실화 우려로 중기 여신 폭을 줄이며 수신영업에 치중하는 등 위험관리에 열중하고 있다.
7일 저축은행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이 금융위기가 시작되며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업계 총여신규모는 지난 6월 50조7000억원에서 7월 51조7000억원, 8월엔 53조원으로 매월 평균 1조5000억원 정도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시작된 9월과 10월엔 여신규모가 53조6000억원과 54조2000억원으로 두달 동안 불과 1조2000억원 증가에 멈췄다. 과거 월평균의 여신 실적의 절반에 그친 셈이다.
이같은 저축은행의 여신 축소는 곧바로 중소기업들의 유동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여신의 대부분이 소규모 중기와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기 대출을 완전히 끊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축은행의 여신 축소는 우량 저축은행들의 경우 더 심각하며, 최근엔 지난해 보다 한층 심각한 실물경기 악화로 개별 저축은행들도 충당금 적립 및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유지, 연체율 축소 등 건전성 확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추세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은 14.0%(전년동기 0.3%포인트 증가)에 대손충당금 적립규모(2조8085억원)는 전년 동월말 대비해 9.7%나 증가했으며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9.42%로 지난해 같은달(9.93%) 대비해 0.51%포인트 하락했다.
선두권에 속한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저축은행들은 이자 수익보다 경기 침체로 인한 부실 발생에 더욱 긴장할 수 밖에 없다”며 “중소기업 등에 기존 대출의 상환을 요구하거나 추가 담보물 설정을 요구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신규대출 실적을 올리기 보다는 차라리 신규 중기 대출을 하지 않는 보수적 영업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엔 2금융권을 상대하지 않던 웬만큼 알만한 유명 기업들까지도 저축은행에 대출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일반 중기는 대출이자를 20% 이상을 내겠다거나 부동산이 아닌 다른 확실한 담보물건을 제시해도 신규여신을 집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