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더 블로그’ 필진 허우범 주임 얼마전 LG전자에서는 ‘소녀시대의 태연과 윤아는 왜 같은 치마를 입었을까’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이 화제가 됐었다.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걸 그룹’이 제목에 등장했기 때문일 터. 하지만 제목과는 달리 이 글의 주된 내용은 가전제품의 다소 복잡할 수 있는 기능을 쉽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문제적 글’의 주인공은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소속인 동시에 LG전자의 기업블로그인 ‘더 블로그’의 필진인 허우범(31) 주임.
“제가 생각해도 제목으로 낚은 것은 사실이죠”라며 웃은 허씨의 이 글은 그가 휴일 집에서 뒹굴거리며 TV 시청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의 단편이 계기가 됐다.
“소녀시대가 ‘GEE’를 부르는데 3명씩 똑같은 치마를 입더라고요.”
제품을 편리하고 재밌게 만드는 사용자 경험(UXㆍUser Experience)에 대한 연구를 하는 허씨에게 소녀시대의 이 같은 패션은 좋은 소잿거리가 됐다.
“소녀시대의 의상처럼 비슷한 기능끼리는 묶고 또 여기에 보기 좋도록 그림이나 문자, 숫자 등을 표현해 주면 훨씬 쉽게 사용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허씨의 생각은 위와 같은 제목의 글을 탄생시켰고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허씨는 지난 3월 말부터 국내 30대 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소비자가 댓글을 달도록 한 LG전자 ‘더 블로그’에서 ‘u:’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이다.
옆 자리 직장 상사의 권유로 참여하게 됐다며 ‘자발적인 선택’은 결코 아니었다(?)는 허씨지만 소비자의 ‘입맛’을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허씨에게 블로그는 유용한 도구다.
그는 “제가 하는 일이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소비자들이 제품들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하는 만큼 블로그의 댓글을 통한 고객들의 반응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더구나 평소에도 톡톡 튀는 감성에 범상치 않은 외모를 소유한 그에게 블로그는 ‘몸에 딱 맞는 옷’이다. 회사 내 회의에서 우연히 듣는 얘기들과 거리를 지나다니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은 좋은 소재가 된다.
물론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허씨는 “한 달에 한 편 쓰는 글인데도 ‘마감의 압박’이 엄청나다”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블로그를 통한 소비자와의 소통은 허씨에게 흥미진진한 일이다. “개설한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회사 외부에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아쉬워한 허씨는 “앞으로 LG전자의 제품 방향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소비자들에게 쉽게 알릴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