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측의 설득력없는 해명과 진술 번복이 거듭되면서 노 전 대통령이 그동안 펼쳐왔던 방어논리에 대한 신뢰성이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 노 전대통령은 600만달러와 추가로 밝혀진 40만달러 등에 대해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해명해왔지만,
검찰은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매번 그 논리를 뒤집어왔다. 더구나 권양숙 여사와 딸 노정연씨 마저 증거 인멸 시도를 한 것으로 드러나, 불구속 쪽으로 기울던 노 전 대통령 신병처리도 중대 기로에 섰다.
▶석연찮은 해명
현재 검찰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은 40만달러의 성격을 둘러싸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40만달러가 100만달러의 일부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2007년 9월 계좌이체 형식으로 송금된 40만달러는 태광실업의 홍콩 현지법인인 APC라는 자금원이 분명히 밝혀져 100만달러와 별개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측 해명대로라면 지난 주말 제출한 100만달러의 사용 용처를 싹 다 바꿔야할 정도로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노 정연씨의 행동도 의문이다. 정연씨는 당시 받았던 40만달러가 박 전 회장의 돈인지 몰랐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정연씨는 사건이 불거진 후 뉴욕 맨해튼 집계약서를 찢어버렸다. 애초 권여사의 돈으로 알았다면, 정연씨가 계약금을 돌려받지도 못할 줄 알면서 계약서를 찢어없앨 이유가 전혀 없다는 분석이다. 권여사 역시 박 회장에게 회갑선물로 받은 피아제 시계 두 개를 검찰조사가 시작되자, 봉하마을 사저 인근 논두렁에 버렸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복되는 번복
노 전 대통령 일가의 해명은 검찰수사에서 여러차례 달라졌다. 정 전 비서관이 받은 3억 원에 대한 권 여사의 진술도 거짓말로 드러난 바 있다. 권 여사는 검찰 신문에서 “100만 달러와 함께 3억 원도 내가 정 전 비서관에게서 받아 빚 갚는 데 썼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이 3억 원은 권 여사가 아닌 정 전 비서관이 횡령한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000만 원과 함께 차명계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6월 박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달러도 마찬가지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4월7일 박 전 회장에게서 권 여사가 돈을 받았다고 고백하면서 “갚지 못한 빚이 있어서”라고 했다. 권 여사도 부산지검에서 처음 조사받을 때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의 미국 계좌를 추적해 송금 기록을 찾아내자 말이 바꿨다. 지난 주말 권여사는 “100만달러를 현금(달러)으로 받아 40만달러는 미국에 있는 아들?딸에게 송금했고, 20만~30만달러는 자녀들이 귀국했을 때 줬다. 나머지 30여만달러는 빚 갚는 데 썼다”고 검찰에 이메일로 밝혔다. 그로부터 며칠 만에 검찰이 40만달러의 존재를 밝혀내자 이마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증거인멸, 영장청구 중대변수
보통 피의자들은 방어권을 내세우며 불리한 진술을 거부한다. 하지만 새로운 증거가 나올때마다 피고인이 말을 바꾸면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법정에서 판단된다. 노 전대통령 측의 번복되는 해명은 자칫 법정에서 독으로 작용할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검찰은 정연씨와 권여사의 행동을 증거인멸행위로 보고 있어 이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함과 동시에 증거 인멸 시도를 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법조계 분석이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