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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우물안 개구리?… 한국 블로거엔 ‘파워’가 없다

2010-03-3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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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강국 무색

글로벌 영향력 변방지대

크루그먼ㆍ루비니 교수 등

국제이슈 주도와 대조적


#1. “앞으로 20년 안에 모든 경제학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르치고, 연구하고, 발표할 것이다.” 세계은행 컨퍼런스 참석차 지난 23일 방한했던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호언이다. 그는 국제통화기구(IMF) 수석이코노미스트에 오른 젊은 천재학자지만, 인기 경제사이트 ‘베이스라인 시나리오(baselinescenario.com)’의 공동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그에게 블로그는 중요한 경제연구 수단이며, 실시간 댓글은 그 자체로 소중한 연구자료가 된다.

#2. 지난 22일 ‘연금술사’로 유명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블로그에 이란 테헤란에 머물던 친구이자 의사 하라쉬의 심상치 않은 편지 글이 올라왔다. 시내 시위에서 네다라는 여성이 총에 맞아 쓰러진 걸 보고 달려갔으나 그의 팔에서 숨졌다는 얘기였다. 몇 시간 뒤 파울로는 하라쉬의 신변을 걱정하는 글을 올렸고 독자들도 이란 사태에 대한 다양한 댓글을 올렸다. 결국 영국 BBC방송의 하라쉬 인터뷰를 거쳐 이란사태는 전세계에 생중계되었다. 1억부 베스트셀러 작가의 영향력이 입증된 것이다.

이제 세계 경제ㆍ정치 논리 전쟁의 주무대는 강의실, 세미나장이 아닌 인터넷으로 옮겨졌다. 세계 경제ㆍ정치를 쥐락펴락하는 대표 전문가들에게 블로그는 필수다. 작년 노벨경제학자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krugman.blogs.nytimes.com), 니컬러스 그레고리 멘큐 하버드대 교수(gregmankiw.blogspot.com), 스티븐 레빗 시카고대 교수(freakonomics.blogs.nytimes.com)는 ‘글로벌 파워 블로거’이다. 경제위기를 예측해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웹사이트 ‘RGE모니터(rgemonitor.com)’는 웬만한 경제연구소를 뛰어넘는 정보 제공력을 자랑한다.

장 피사니 페리 브뤼겔연구소장, 팀 하퍼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논설위원 등의 블로그도 만만찮은 영향력을 자랑한다. 콧대 높은 전문가들도 블로그의 사활을 위해선 합종연횡(合從連衡)도 서슴지 않는다. 유명 경제블로그는 대부분 경제학자 3명 정도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그들의 글은 길어야 A4 용지 반 장에서 두 장에 불과하지만 수백 쪽의 연구논문을 넘어서는 날카로움이 담겨있다. 실시간 이슈진단이라는 장점도 갖췄다. 정책 대안을 놓고 저명 학자들 간의 인터넷 논쟁도 빈번하다. 인터넷에 올린 글은 곧바로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타임 등 각국 언론에 옮겨진다. 그리고 글로벌 흐름을 판단하는 주요 논리로 부상한다.

그런데 세계 선두의 인터넷 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받아들이는 쪽도, 생산해내는 쪽도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네르바’ 구속사건 등 굴절된 모습이다. 정부 부처의 블로그 역시 소통 보다는 홍보 쪽에 무게를 둬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대변하는 유명 영문 블로그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달마다 위기설에 휘말리지 않아도 됐을 지 모른다. ‘한국을 대표하는 파워 블로거’가 없는 한국. 누가 우리를 IT 강국이라 부를 것인가.

조현숙 기자/newea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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