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절실한 저소득층의 현실을 노리는 희망근로상품권의 ‘깡 매매’가 활개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다 희망근로사업에 동참한 이들의 어려움을 악용한 깡매매의 할인률은 최대 20%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상품권 매매의 처벌규정이 없다는 제도의 허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7일 중고품 거래 인터넷 사이트에는 ‘희망근로상품권을 사고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판 곳곳에 올라와 있었다. 특히 현금 수요가 급증하는 추석을 계기로 거래가 급속히 늘었다. 1만원권은 8000원에, 5000원권은 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락처에 함께 직거래, 택배거래 모두 가능하다”, “대량으로 팔면 수수료를 줄여주겠다”며 유혹하는 상황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상품권을 매매하고 있는 K씨는 “인터넷에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매매자가 몰리고 있다”며 “20%까지 수수료를 받아도 팔겠다는 이들이 쇄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프라인 희망상품권 가맹점에서도 ‘깡매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음식점 주인 C(52) 씨는 “추석 전후로 상품권을 들고 와 현금 교환을 요구해 환전 수고비를 떼고 돈을 줬다”면서 “일부 업소에선 아예 대놓고 상품권 매매를 전문적으로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도 ‘깡매매’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보고 뒤늦게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내년에 희망근로를 시행할 때도 임금의 30%를 상품권으로 지급하기로 방향을 잡고 있지만 향후 실태조사를 거쳐 상품권 없이 현금으로 100% 지급하는 방향으로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