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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탐구생활’ 이렇게 만들어요

2010-03-2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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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군대에 끌려가선 안 되겠다는 생각뿐이에요. 군대 패스하는 방법을 실행에 옮겨봐요. 문신으로 몸의 3분의 1 도배하기, 광인 흉내, 간장 퍼마시기, 입대전 아이 셋 만들기, 나름 진지하게 고민하던 남자는 절대 실현되지 못할 방법이라는 걸 알고는 더 큰 시련에 빠져요.”(남녀탐구생활 국군의 날 특집-남자편)

시청자들이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심리와 행동을 보이는 남녀 간의 차이를 들여다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소개팅 준비, 화장실 사용법, 쇼핑, 컴퓨터 사용, 방구 트기 등 생활 속 남녀의 차이를 짤막한 콩트로 표현했다. 남자는 생활 속 남자의 심리에 ‘공감’하고, 여자의 심리에 ‘신기’해한다. 반대로 여자는 여자편에 “맞다”며 ‘공감’하고, 남자편을 보고 “말도 안된다” “진짜냐? 충격적”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

tvN의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이 말그대로 ‘대박’을 쳤다. 주말케이블 시청률 톱은 물론 추석 특별편성에서는 3.1%라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상파 예능과 대적할 만한 케이블 예능의 새 장(場)을 열겠다는 전략이 적중했다. 총 지휘자 이성수 PD를 만나봤다.

“과거의 스타일을 답습하지 말자는 것이 모토였죠. 공감, 생활, 디테일이 3가지 포인트예요. ‘웃음=오버코미디’는 아니거든요. 박장대소류의 웃음이 아니더라도 볼거리가 있고 재미가 있으면 오케이죠.”

롤러코스터의 정체성을 굳이 따지자면 ‘심리리얼리티코미디’ 정도다. 소개팅을 앞두고, 거듭 “예쁘냐? 안 예쁘면 가만 안 놔둔다”며 엄포를 놓는 남자와, 하루 종일 얼굴에 팩하고 머리하고 입고 나갈 옷을 고르느라 정신없는 여자의 모습은 채색된 판타지가 아닌 적나라한 현실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 보는 재미와 웃음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저렇게 지저분한 (정형돈이) 대한민국 남자의 표준이냐. 이거 혹시 여성부에서 남성비하하려고 만든 프로 아니냐’ ‘진짜 여자가 저 정도로 뾰족하고 예민하냐’며 묻거나 항의하는 시청자들도 있어요. 하지만 표현상의 문제일 뿐 사실상 남녀 간의 심리 차이라는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죠.”

장면 전환도 ‘롤러코스터’급이다. 이 PD는 “타예능프로그램보다 2~3배 빠르고, 대본을 읽는 내레이션도 빨리 감기 수준”이라고 말한다. 쉼 없이 쏟아지는 대사와 배우들의 표정연기는 정신이 쏙 빠질 정도.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다.

또 다른 인기 요인은 건조하면서도 시니컬한 내레이션이다. 무미건조하게 대본을 읽다가, 중간중간 ‘이런 된장’ ‘제기랄’ ‘우라질네이션’ 등의 욕설을 아무렇지 않게 뱉는다. ‘~해요’로 문장을 이어가는 ‘해요체’는 인터넷 댓글로 전파될 정도로 유행이다.

배우들의 몸바치는 연기도 일등공신이다. 내레이션 한 문장마다 디테일한 표정연기를 보여줘야 하기에, 방송 1분 분량을 만들려면 약 1시간 촬영해야 한다.

배우들은 아침 7시부터 그다음날 새벽까지 강행군이다.

이 PD는 “안구가 빠질 것 같아요. 코에서 폭포처럼 눈물이 흘러나와요 등의 내레이션 한 문장 한 문장을 디테일하게 담아야 하니까, 찍는 신도 많고 대사도 없이 표정 연기를 해야 하니까 배우들이 힘들 수밖에 없다”며 높은 시청률의 일등공신이 바로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하는 배우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직까지 ‘롤러코스터’의 대박은 ‘남녀탐구생활’의 덕이다. 하지만 이 PD는 “앞으로 계속 새 코너를 시도하면서 남녀탐구생활 같은 대박코너를 2~3개 정도 더 만드는 게 목표”라며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리얼리티를 소재로 한 신개념 예능프로그램으로 20년 이상 장수할 수 있는 포맷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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