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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무인자전거 손상으로 80% 운용불능

2010-03-2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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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도심공해를 줄이고 시민들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도입돼 관심을 모았던 자전거 임대 통근 시스템이 예상 밖의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07년 중반 파리 도심지역에 시범실시돼 기후변화에 대비한 미래의 이상적인 생태도시 모델로 각광받았던 파리의 자전거 임대시스템은 시행 2년여가 지나면서 자전거의 도난과 손상 사례가 급증해 당초 목적 달성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3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벨리브’(Velib)로 불리는 파리의 자전거 임대시스템은 주로 도심 통근용으로 최초 투입됐던 2만600대의 자전거 가운데 현재 8000대가 도난당하고 8000대는 심하게 훼손되는 등 80%가 운용불능 상태로 당초 취지가 크게 퇴색한 상태라는 것.

대당 제작비가 3500달러(약400만원)에 달하는 통근용 이 자전거들은 종종 밀반출돼 동유럽이나 북아프리카 암시장에서 발견되는가 하면 당초 목적과는 달리 도심 유람용으로 사용된 후 내팽개쳐져 휠이나 타이어가 손상된 상태로 발견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유력신문 르몽드는 올 여름 사설에서 “환경친화적인 도시의 상징이 범죄의 새로운 원천이 되고 있다”면서 “벨리브는 도시여행을 문명화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대신 비행만을 증가시켰다”고 한탄했다.

무겁고 세련된 이 자전거가 주로 파리 도심 중산층이 활용하는 장비로 인식되면서 상대적으로 자전거를 사용할 기회가 적은 시외곽 거주 소외층에게는 분노와 질투심을 야기했으며 자전거 상당수가 이들 적개심을 가진 젊은이들에 의해 절도, 손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도심교통 전문가인 사회학자 브루노 마르즐로프는 자전거 절도, 손상을 도심 외곽 서민층 주거지역 젊은이들이 지난 2005년 폭동 당시 승용차들을 불태웠던 것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면서 벨리브 약탈행위 이면에는 파리의 화려한 부분으로부터 소외된 외곽 거주자들의 사회적 반항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족 당시 벨리브는 주위로부터 성공작으로 평가받았으나 헝가리제인 이 비싼 자전거가 당초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이 지향했던 공공재산에 대한 시민들의 공유 정신이 도출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벨리브 시스템의 주요 입안자이자 시행사인 옥외광고회사 ‘JC데코’의 알베르 아세라프는 “자전거에 대한 손상과 절도를 잘못 전망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시도를 참고할 만한 전례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JC데코는 현재 하루 1500대의 자전거를 수리하고 있으며 센강을 이동하는 수리선을 비롯해 10개 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세라프는 손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자전거를 보다 강하게 만들고 절도 방지를 위한 공공 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있으나 “진정한 해결책은 객인 각자의 존중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중 자전거 절도 사건은 54%가 증가했으며 도난된 자전거 상당수가 주로 외국 이민자들이 거주하는 파리 외곽 지대에서 발견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파리 도심의 자전거 보관소에 비치된 자전거 상당수가 타이어에 바람이 빠지고 펑크가 나 있는 등 상태가 엉망이며 이제는 제대로 작동하는 자전거를 발견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고 사용자들은 불평하고 있다.

매일 자전거로 직장에 출근하는 파리 여성 제랄딘 베르나르(31)는 “상태좋은 자전거를 발견하는 것은 도심 보물찾기와 흡사하다”면서 “도심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현명한 시도였지만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같은 정기적 사용자에게는 많은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사회의 폭력을 반영하는 것이며 벨리브는 공적인 면에서는 좋은 것이나 그에 따른 시민적 의식은 완전 결여돼 있다”고 한탄했다.

벨리브 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직면하고 있지만 JC데코는 투자를 강화하는 등 보완에 나서고 있다. JC데코는 벨리브를 시행하는 대가로 매년 파리시에 550만달러를 지불하고 대신 파리시로부터 1628개 달하는 옥외 광고간판을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벨리브 시행에 1억4000만 달러를 투입한 JC데코는 예상치 않은 자전거 절도와 손상으로 손익분기시점이 불가피하게 늦춰지게 됐다. 파리시는 이에 대해 절도나 손상 자전거 대수가 전체의 4%를 넘어설 경우 대당 600달러를 JC데코에 지불키로 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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