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72ㆍ현 성지건설 회장)이 4일 아침 서울대병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확한 자살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지병으로 별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37년 서울에서 고 박두병 두산그룹 창업주의 6남 1녀 중 2남으로 태어난 박 전 회장은 경기고와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1965년 두산에 입사했다. 이후 동양맥주 전무, 합동통신 이사, 두산산업 부사장 및 대표이사 사장, 동양맥주 대표이사 사장, 두산상사 회장 등을 거쳐 지난 1996년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또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OB베어스(현 두산베어스) 구단주를 맡은 인연으로 1998년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역임하기도 했다.
경영인으로서, KBO총재로서 승승장구하던 박 전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해 부인인 최금숙(세례명 마리아) 여사를 먼저 떠나보냈고, 이듬해인 2005년에는 그룹분할 문제로 다른 형제들과 다툼을 벌이며 비자금 내역을 폭로하는 등 이전투구를 벌이다 사실상 그룹에서 쫓겨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후 두산그룹 명예회장과 성지건설 회장을 맡아왔지만 당시 입었던 마음의 상처가 깊어 최근까지도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박 전 회장의 유족으로는 장남인 박경원 전신전자 대표와 차남인 박중원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가 있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