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 영희(김지영 분)를 위해서라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것 같은 남자. ‘두 아내’(SBS)의 송지호 팀장은 여성들의 로망이 빚어낸 백마 탄 왕자님이었다.
브라운관 밖으로 나온 강지섭은 달랐다. 해병대 출신의 부산 토박이인 그는 보디빌딩과 수영으로 다져진 몸매와 다부진 턱선을 가졌다. 군시절 해경으로 차출돼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선원들과 몸싸움을 하며 담력을 기른 그다.
“원래 말수가 적고 표정도 어두운 편이에요. 그런 절 많이들 어려워하시더라고요. 일부러 말도 많이 하고 농담도 던졌더니 요즘엔 촬영장에서 친구가 늘었어요.”
워낙 저음인 목소리를 최근 반음쯤 올렸다. 부드럽고 쾌활한 송지호 역을 소화하기 위해 입가를 올리고 웃기 시작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연상이자 유부녀인 김지영과의 멜로연기였다. ‘하늘이시여’의 이리, ‘태양의 여자’의 은섭에 이르기까지, 줄곧 개성 강한 조연을 맡아왔던 그에게 ‘두 아내’는 첫 멜로작이다. 김지영의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선배인 남성진의 얼굴이 떠올라 몰입하기 어려웠다. “그때마다 김지영 선배가 ‘나는 너를 사랑해, 너도 나를 사랑하지’라고 반복해서 최면을 걸어주셨어요. 최면에 걸린 채 대사를 읊으니 한결 편하더라고요.”
잦은 회식도 가급적 빠짐없이 참석하려했다. 덕분에 못 마시던 술이 꽤 늘었다. “알고 보니 제가 술버릇이 좀 있던데요. 취하면 자는 거요. 제가 덩치가 커서 누가 업어다 주기도 뭐하고. 동료에게 민폐를 많이 끼쳤죠.(웃음)”
그는 요즘 대만에서 떠오르는 ‘샛별’이다. ‘하늘이시여’와 ‘태양의 여자’가 현지서 거의 동시에 방영돼 외모와 연기력을 갖춘 신인으로 화제를 모았고, 곧 ‘두 아내’도 대만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다. 이제 막 주연급으로 떠올라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5년차 배우. 비중 있는 배역과 높은 출연료가 욕심 날 법 한데도 그는 “이럴 때일수록 넓게 보고 싶다”고 말한다.
“꼭 주연일 필요 있나요. 여섯 번째 역할을 맡아도 주연보다 잘하면 되는 거죠.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시청자들에게 ‘저 놈 연기 참 잘한다’고 기억되고 싶어요.”
김윤희 기자/worm@heraldm.com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