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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몰래 이메일 본 아내 ‘유죄’

2010-03-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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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남편을 외도를 의심해 이메일을 훔쳐본 부인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서울 동부지법 형사5단독 조성필 판사는 14일 남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이메일을 훔쳐 보고 내용을 출력해 남편의 내연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소송 증거물로 사용하는 등 비밀을 침해한 혐의로 엄모(42) 씨에게 벌금 30만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엄씨는 지난 2006년 9월 19일 문모 씨가 남편 박모 씨에게 보낸 ‘잘 도착했어요’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훔쳐보고, 같은 해 11월 1월에도 박씨가 문씨에게 보낸 ‘보고싶습니다’란 제목의 이메일을 훔쳐봤다. 이후 엄씨는 이 내용을 출력해 남편 박씨 및 문씨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 등에 증거로 사용하며 비밀을 침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엄씨는 재판과정에서 “남편의 간통죄라는 범죄행위에 관한 정보이므로 그 피해자인 본인에 대해선 비밀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같은 엄씨 주장에 대해 “법률에서 말하는 ‘타인의 비밀’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로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본인에게 이익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메일 내용은 박씨와 문씨 사이의 사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로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박씨에게 이익이 되므로 정통법에서 말하는 ‘타인의 비밀’에 해당한다”고 유죄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엄씨의 행위는 그 방법의 상당성, 긴급성 및 보충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법성 조각사유로서의 정당행위나 정당방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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