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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혹독한 시련끝 사퇴 정운찬 총리..꿈은 끝나지 않았다

2010-07-3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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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고 우리나라의 정치 지형은 너무 험난했다”

29일 사퇴의사를 밝힌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지난 10개월은 하루하루가 투쟁의 연속이었다. 총리 내정 직후인 지난해 9월, ‘세종시 수정’이라는 화두를 꺼냈던 순간부터 그의 앞길이 가시밭길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었다. 야권의 집중 공격과 고향 주민들로부터 ‘매향노’라는 비난속에서도 정 총리는 ‘국가 백년대계와 국력의 낭비를 위해서는 세종시 원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수정안을 마련했고 국회에 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였다. 파벌과 지역이기주의로 점철된 정치 현실은 정 총리의 ‘진심’을 허락하지 않았고, 6ㆍ28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완패와 함께 결국 수정안도 국회 본회의에서 폐기됐다.

정 총리는 총리직 사퇴를 발표하는 순간에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관철시키지 못한 점은 개인적인 아쉬움의 차원을 넘어 장차 도래할 국력의 낭비와 혼란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며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30일 세종로 정부중아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정운찬 총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

여권의 지방선거 참패 후 불어닥친 쇄신 후폭풍과 세종시 부결은 결국 그의 거취에 치명타를 가했다. 특히 여권 내 권력투쟁 과정에서 친이계 내부에서조차 “인적쇄신의 상징은 총리 교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 총리는 결국 세 차례에 걸쳐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시했다. 이번에 발표시점을 잡은 것은 7ㆍ28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완승한 시점에 맞추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집권 후반기를 맞는 이 대통령이 개각 등 향후 정국을 구상하는 데 자신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판단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 총리의 사퇴 발표는 여러가지 아쉬움을 남긴다. 서울대 총장 등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제기했던 고교교육 다양화, 대학 자율화, 학력 차별 완화 등 ‘3화(化)정책’을 마무리짓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사회적 약자를 위해 구상했던 다양한 정책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정 총리는 후임 총리가 결정될 때까지 최소한의 책무는 수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그는 다양한 사회활동이나 연구 등을 통해 차기 대권주자군에 계속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한국사회는 아직 그의 지혜와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가 이번에 좌절된 꿈과 이상을 앞으로 어떻게 펼칠지 주목된다.

안현태 기자/popo@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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