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은 최종원 의원과 만남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을 유임시키기로 결정했다. 두 장관의 경우 업무상 특별한 문제가 있어 교체 대상이 됐던 것이 아닌데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무리해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다.
유 장관의 유임을 가장 반가워 하는 사람은 최 의원이라는데 이견이 없다.유 장관의 문화정책을 열렬히 지지하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벼르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 최 의원은 재보선 이후 언론을 통해 유 장관에게 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는가 하면 ’유 장관을 보면 완장 찬 사람의 호기가 느껴진다.’ ’유 장관은 행정과 전무하고 정책을 내놓은 예도 없으며 현실적인 참여를 해서 자기주장을 한 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최 의원의 평가처럼 스타 출신의 장관이자 MB정부 최장수 장관 유인촌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장과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황지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의 축출은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김정헌 전 위원장의 경우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해임 취소 판결을 받아 유 장관의 인사는 문책 대상이 됐다. 국회청문회 욕설 파문과 회피 ’연아 동영상’ 등에 대한 비난이 적지 않았다.문화예술정책에 대한 철학의 부재라는 평가도 팽배했다.
유인촌 장관에게는 여론과 야권을 통해서도 ‘MB완장 찬 유인촌’이라는 말이 새어나올 정도였다.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유 장관은 내심 속상했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자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한 발 물러섰지만 자신의 결정이 문화예술 지원정책 시스템을 개편한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눈에 띄는 문화 성과가 없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도 서운함을 내비치며 일련의 업적을 열거하기도 했다. 문화예술계 평가는 유 장관의 생각과 달랐다. 문화예술계 동료이자 정계 동료로 다시 만날 최종원 의원은 유 장관의 정책 부재를 끊임없이 꼬집었다. 최근 최 의원은 “실제로는 그를 때리지 못했지만 때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유 장관의 문화예술정책을 따져 물을 것”이며 “유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최장수 문광부 장관으로 기록되겠지만 내가 아주 치욕적인 장관으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상황에 다시 돌아온 유 장관은 이전보다 바쁜 행보를 이어가게될 뿐 아니라 더 큰 논란의 중심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유 장관에게는 지나온 2년 6개월보다 유임이 결정된 현재가 더욱 중요하다. 이전보다 더 날이 선 여론과 야권의 중심에 최 의원이 있기 때문이다. 날선 공격에 유 장관이 순순히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최 의원의 비난에 ’제 얼굴에 침 뱉기’라며 일침을 가한 유 장관이기 때문이다.
유 장관과 최 의원의 공식 석상에서의 만남은 임박했다. 껄끄러운 상대로 그려졌던 두 사람이 마침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특히 재보선 당선 직후 최 의원은 "9월 국정감사에서 유 장관의 폐해를 면밀히 조사해 따질 것"이라고 말해 9월부터 견제와 가시돋힌 비판으로 맞닥뜨렸던 유 장관과 최 의원의 치열한 공방은 시작될 전망이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