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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리한정식, 전통을 새롭게 해석한 한식당
근 30년동안 서울 이화여대 후문 근처에서 한정식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음식점이 있다. 바로 ‘마리’와 ‘석란’이다.

둘 다 개성식 한식당이다.

마리는 고 민관식 국회부의장의 부인인 김영호 씨가 창업한 식당으로 지나치게 거창하고 비효율적으로 한상 차려내는 한식의 특성을 감안해 서양식, 코스별 서빙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실용적인 스타일로 개발해냈다.

김영호 씨는 1980년 중구 묵정동에 ‘담소원’을 오픈해 운영하다가 1984년 이대 후문 길 건넛편으로 이전해 ‘마리’를 열었고, 김영호 씨의 6촌 동생 김경호 씨가 1981년에 ‘석란’을 오픈했다. 역시 김영호 씨와 6촌간인 최상옥 씨는 삼청동에 ‘용수산’을 열었다. 용수산은 개성을 둘러싸고 있는 산 이름이다.

서울에는 이처럼 개성식 한정식 식당 외에 1958년 종로구 청진동에서 문을 연 ‘장원’을 필두로 한 호남식 한식당들이 성업중이다.

개성,서울 등 중부식 한식이 맑고 깔끔하며 젓갈 사용을 자제하고, 음식의 맛이 순하다면, 남도식은 진한 젓갈과 강한 발효의 맛이 돋보인다 하겠다.

최근 ‘마리’ 한정식(02-365-1984)이 26년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한식의 세계화를 겨냥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업그레이드해 같은 장소인 서대문구 대신동에 새롭게 오픈했다.

임진강폭포어장, 오크우드 호텔내 식당 등 요식업계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남정우 사장이 뉴 스타일 한식당으로 리뉴얼 오픈한 마리는 국내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등의 구분 없이 폭넓은 조리기법을 이용해 세계인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한식 모티브를 만들어냈다.

조선시대에 고추가루와 후추 등이 들어와 새로운 한식음식이 탄생했듯이 브로컬리, 양송이 등 버섯류, 파프리카 등 해방후 국내에서 생산된 외국 식자재를 과감히 한식에 응용했다. 



한식당에 전통한식 세프(강석홍)와 양식 세프(김경근)이 함께 일하는 건 드문 경우다. 하지만 마리에는 두 셰프가 자신의 스타일을 접목해 음식의 질감과 조직, 요리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새롭게 한정식 코스로 개발한 분자요리를 탄생시켰다.

국내에서 재배된 식재료를 이용한 천연재료의 순수한 맛과 영지 당귀 숙지황 등 한약재가 가미된 건강식이라는 점도특징이다. 한우차돌된장찌개, 너비아니구이 냉면정식 등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점심 메뉴, 화계선 월과채 숯불 떡갈비 구이 등을 맛볼 수 있는 런치코스외에 디너코스, 상견례 코스 등을 갖추고 있어 각종 모임에도 적합하다.

청매실 젤리와 알로에 모히토, 아귀간 두부무스, 장미 폼 뽕잎가루 크림치즈, 푸아그라 크렘블레, 뱅어포 코코넛칩, 금귤 컴포트와 유자드레싱 등 이름도 예사롭지 않은 음식들도 먹기에 좋다. 특히 조리장이 참숯을 사용해 만든 구이류는 마리한정식의 인기메뉴중 하나다. 식후 제공되는 생강 더덕 수제아이스크림은 입안을 시원하게 해주는 후식이다.

무형문화재 장용훈 선생이 수제작한 ‘장지방’ 한지와 전주 천양한지로 도배하고, 천장은 한국 전통 문살 문양으로 장식해 포근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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