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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카이로 공항 한국인 노숙 논란의 진실은?
8일 대통령 하야 및 정권 교체 시위로 뜨거운 이집트. 같은 날 지구 반대에 있는 대한민국의 인터넷 공간에서도 이집트가 화두에 올랐다. 하지만 주제는 달랐다. 우리 인터넷은 현지 공항에서 무성의한 공관의 대처를 성토하는 글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외교통상부, 또 현지 공항에서 이 상황을 겪었던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 주장했다.

우선 현지 대사관의 공항 서비스가 도마에 올랐다. 옆 나라 일본과 중국 대사관은 공항 내 별도 공간까지 마련하고 자국민들에게 도시락을 나눠 준 반면, 우리 대사관 직원은 얼굴조차 볼 수 없었고, 그나마 나눠준 것도 과자 몇 봉지에 불과했다는 하소연이였다. 심지어 모든 게 차단된 카이로 공항에서 굶주린 나머지 일본 사람들이 먹다 남긴 도시락을 주워 먹었다는 자극적인 트위터 글마저 나왔다.

또 특별기의 비행기 삯도 문제였다. 네티즌들은 일본과 중국은 공짜로 자국민을 특별기에 태워 안전한 곳으로 이송한 반면, 우리는 현장에서 200만 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좌석이 없어서 공항에서 몇 일 노숙을 해야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외교통상부와 현장에 있었던 일부 여행객들이 전하는 상황은 다소 달랐다. 우선 현지 공항에 우리 대사관 직원이 나가 빵과 물 등을 나눠줬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이집트 주재 대사관 직원이 직접 공항에 나가 빵과 우유, 과자, 잼, 식수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고, 현장에 있었던 한 블로거도 몇몇 사진과 함께 “카이로 공항에서 만난 한국 아주머니로부터 낮에 대사관 직원이 와서 빵이랑 물을 주고 갔으며, 건내준 남은 빵 한개를 자신과 같이 있던 학생들과 나눠 먹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집트에 있던 각국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 혼잡한 상황에서 일부 개별행동을 했던 한국인들이 여러 사정으로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항공권 논란도 마찬가지다. 외교부와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비행기값은 처음부터 좌석 당 120만 원 선으로, 200만 원에서 오락가락 했다는 주장과는 달랐다. 참고로 비수기 평균 인천-이집트 항공권 가격은 200만 원을 호가한다. 120만 원은 출발이 임박해 구할 수 있는 동남아 항공권 가격보다도 싼 셈이다.

이나마도 상당수가 비어 왔다는 점도 눈에 띈다. 현지에서 2일 출발한 전세기의 경우 200여 석이 빈 좌석으로 남았다고 한다. 또 대사관에서도 전화 등을 통해 이 점을 충분히 알렸으며, 항공사측과 협조해 출발 일자 변경에 따른 별도 비용도 부과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블로거는 “대사관측에서 전세기를 탈 지 묻는데, 원래 항공사 사무실이 열리고 표를 앞당길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확답을 못했었다”며 “이 후 다시 전화가 와 다음 날 정기 운항하는 대한항공편 20석이 비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결국 같이 있던 12명 중 베를린으로 간 한명과 다음날 자신이 예약했던 비행기를 기다리겠다는 사람들을 제외한 7명이 표를 바꾸어 한국에 왔다”고 전했다. 결국 추가비용을 아까워한 일부 여행객이 자발적으로 공항에 남아 대기하는 과정에서 불평과 불만이 전후상황 설명 없이 인터넷에 올랐고, 이것이 논란을 불러왔다는 의미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자국민을 무료로 비행기에 탑승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중국, 일본은 유료 탑승, 미국은 추후 요금 납부 각서를 받고 탑승시켰다”며 “무료로 비행기에 탑승하는 경우는 일반적인 영사 규정과 관례에도 맞지 않는 일이며, 우리의 경우 한국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대납가지 가능토록 했던 상태”였음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경우 특별기가 자국이 아닌, 인근 유럽 국가까지만 운행했던 것과 비교해 우리는 인천까지 평소 노선을 바꿔 직항으로 움직인 것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결국 이번 인터넷 상 논란은 여행 중 갑작스러운 사태에 직면한 자신의 당황스러움만을 강조한 인터넷 트위터의 짧은 글이 확대 재 생산 되는 과정에서 생긴 헤프닝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이집트의 경우 우리 공관원은 5명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30명, 중국은 60명에 달한다”며 “한정된 인원이 불철주야 매달려 공항부터 항공권, 현지 교민 보호까지 애쓰는 마당에 이 같은 오해와 논란이 나와 내심 아쉽고 섭섭한 느낌”이라고 씀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참고로 같은 날 주 이집트 주재 한국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했지만 현지 공관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 여행객 아버지의 글이 올랐다.



저는 배낭여행을 이집트로 보낸 이OO 아버지입니다.

긴박했던 순간 마다 위로와 안심과 길잡이가 되어 주신 윤명규 영사님과 24시간 교대로 근무를 하시며 상황을 잘 파악하고 알렉산드라에서 카이로 국제공항까지 6시간동안 고속도로 통행여부, 샛길정보 현지인들과의 통역 등으로 무사히 이집트를 빠져 나올수 있도록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알렉산드라에서 괴한(?)들에게 잘못될수 있는 상황에서 안전한 택시를 탈수 있도록 연결해 주셔서 더욱 고맙고요.

가끔 방송에서 대사관 영사관의 비판이 나오던데 정말 3일간 24시간 성실하게 우리나라 국민의 신변 안전을 위해 노력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OO이 이야기가 대사관 직원분들이 카이로 공항에서 물도 주고 빵도 주고 해서 너무 고마웠고 대한항공이 아닌 타 국적기(영어,아랍어가 안되는 사람) 이용자들을 위해 대사,영사관 직원들이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모습이 눈물 날 정도로 고마웠다고 합니다.

직원분 들께 감사드립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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