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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켈로그에 도전장... 국산 시리얼로 한류 바람몰이 이상범 씨알푸드 대표
“간단해 보이지만 시리얼 제조는 곡물 가공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입니다. 켈로그와 포스트가 과점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이상범 씨알푸드 대표)”

서구화되는 식문화와 바쁜 현대인에게 시리얼은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켈로그, 포스트 양대 미국기업이 사실상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제조기업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시리얼, 나아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한류(韓流) 시리얼’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1등 시리얼 전문가, 1등 벤처캐피탈리스트 등 업계에 이름을 날린 ‘노병(老病)’이 힘을 합쳤다.

전 세계인이 즐겨 먹는 시리얼이지만 생산업체는 의외로 드물다. 켈로그와 포스트가 세계 시장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상범 씨알푸드 대표는 “시리얼을 만들려면 곡물 가공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코카콜라처럼 켈로그 등도 생산 기술을 철저히 감추고 있다”고 귀띔했다.

제조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꿈을 따라 벤처캐피탈리스트를 그만두고 사업 아이템을 찾던 이 대표는 우연히 시리얼업체 공장장에서 은퇴한 현 부사장을 만났다. 머리를 맞대 설계 도면을 그리고 실패를 반복하길 수차례, 씨알푸드의 시리얼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 대표는 “IT 분야에선 기술 흐름이 빨라 한순간에 망하기 쉽다. 하지만 시리얼 등 식품은 안전성 등에서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번 들어가면 오래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리얼 제조가 어려운 이유는 곡물이 고온, 고압 속에 ‘쪼개고 찌고 누르고 굽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도 영양분을 고스란히 보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어딘가 한 공정이 잘못되면 제품을 다 버려야 했고 수개월간 공장에서 살아야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대량 양산을 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식품안전 국제규격인 ‘ISO22000’을 획득하고 이마트 등 대형마트를 시작으로 급식업체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농심켈로그나 동서포스트와 달리 로열티 지불이 없으니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특히 100% 국내산 쌀에 천일염, 남해산 멸치칼슘 등을 넣어 한국인 입맛에 맞춘 건강식 시리얼도 출시했다.

그밖에 홍삼 시리얼, 동의보감에 나온 황기를 넣은 시리얼, 보리 시리얼 등 이미 개발된 제품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한국인의 국문화에 맞춰 뜨거운 물이나 국에 먹을 수 있는 시리얼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가 바라는 목표는 사업 성공만이 아니다.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면서 농민과 기업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이 대표는 “온자연이란 브랜드로 국내 옥수수로 만든 시리얼 제품을 선보였다. 100% 강원도 홍천에서 재배한 옥수수로 만든다”며 “이처럼 쌀, 옥수수, 귀리 등을 활용해 농민에게도 힘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OEM방식이 아닌 씨알푸드란 이름으로 시장에 도전하는 것도 한국식 시리얼을 만든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이 대표는 “급식 시장, 대형마트 등을 통해 판매하면서 일본, 미국, 캐나다 등에 수출도 추진 중”이라며 “기존에 없는 제품군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해 한식의 세계화를 이루는 데 일조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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