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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원전사고 7등급” 정확성 논란
일본이 12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의 등급을 1986년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7등급으로 높이면서 원전 사고등급의 허실 논란이 일고 있다. 

사태 초기 원전 안팎에서 수십명이 죽고 질병에 의한 2차 피해로 최소 수천명이 숨진 체르노빌 사고와 후쿠시마 사고가 맞먹는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주류다.

이처럼 등급과 실질적인 피해의 심각성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는 것은 사고등급이 공인된 단일기관에 의해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기인한다. 원전사고 규모의 기준이 되는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 관련 사고의 정도를 일반에게 편리하게 알리기 위해 1989년 도입한 등급 체계다. 그러나 사고 당사국 정부나 원전 운영업체 등에 의해 등급부여가 자의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객관성이 결여될 소지가 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액턴 연구원은 후쿠시마 사고가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7등급으로 분류된 것은 배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규정된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이며 사고의 심각성이 그에 필적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마저도 바다오염을 산정요건에 포함시키지 않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 언론들은 현재까지 유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37만T㏃(테라베크렐=1조베크렐)로 산정했으나 이는 대기 중에 방출된 양만으로 바다로 방출된 고농도 오염수의 양은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당사국의 사고 대비태세와 역량에 따라 원전사고 피해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등급만 갖고 심각성을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케네스 바리쉬 교수(물리학 전공)는 “후쿠시마 원전은 최악의 상태는 아니며 또한 체르노빌 만큼은 아니다”라면서 방사성 물질의 배출 규모가 비슷한 수준일지라도 사고 자체의 차이와 후속 대응의 차이 때문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작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가 아직 통제되지 않고 ‘진행중’이라는 점, 방사성 물질이 복수의 원자로와 사용후핵연료봉 저장조에서 배출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체르노빌사고 보다 덜 심각하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체르노빌 사고의 경우 사고 원자로 1기가 문제였지만 후쿠시마 사고의 경우 방사성 물질의 배출통로가 원자로 3기와 사용후 연료봉 수조 4곳에 걸쳐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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