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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현,‘나가수’에서 성적 높은 이유 있다
‘작은 디바’ 박정현(35)의 진가가 인정받고 있다. 박정현은 최고 뮤지션들의 경연장인 ‘나는 가수다’에서 1위와 2위만을 반복하고 있다. 그녀가 부른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는 음원차트를 올킬하고 있다.

박정현은 작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파워풀한 보컬이 만들어내는 가창력과 호소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감동을 남기기는 어렵다.

박정현은 2002년 정석원이 작곡한 4집 ‘꿈에’로 이미 정점을 찍었다. 자신에게 더 이상의 노래가 나오기 힘들다고 판단한 박정현은 자신의 틀속에 갇혀있지 않고 조금씩 변화를 시도해나갔다. 풍부한 성량과 미성이 바탕이 된 자신의 R&B적인 창법에 재즈, 보사노바, 소울, 록 등 다른 장르와의 혼합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변화, 발전해나갔다.

그 실험은 파격이 아니었다. 임재범과 이소라는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 예술의 경지, 파격적인 실험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박정현은 자기 식의 변주와 편곡으로 디테일을 만들어냈다. 



박정현에게는 R&B 창법이 주는 애절한 호소력만 있는 게 아니라 귀여움과 감미로움, 조근조근함, 가벼운 투정 같은 것들도 있었다. 이런 감수성은 ‘귀요미’ 스타일의 박정현과 썩 잘 어울렸다. 이렇게 해서 박정현은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을 떨치고 자신만의 디테일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었다.

박정현이 왜소하다고 해서 귀엽고 아기자기함만 선사해주는 건 아니다. 한 노래속에서도 차분하다가 달콤하며 그리고 격정적이고, 또 거칠다가 청아해진다.

그래서 어떨 때는 뮤지컬을 보는 듯하고, 가스펠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또 뉴에이지 분위기에 젖어들때도 있다. 5집에 있는 ‘하비샴의 왈츠’를 부를 때는 웬만한 뮤지컬 가수못지 않다. 박정현은 혼자 노래를 척척 요리해낸다. 혼자 불러도 무대가 꽉 찬 느낌이 드는 건 이 때문이다. 


박정현이 아무리 R&B 대가라 해도 비슷한 스타일만을 반복했더라면 생명력이 길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노래와 작곡ㆍ프로듀싱까지 1인3역에 조용히 창법의 변화를 계속 추구하며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가수, 거창한 대의명문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절대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착실한 이미지, 대중은 이런 가수를 원한다.

박정현은 한국말이 익숙지 않지만 노래 발음만은 정확하다. 연습을 많이 한다는 의미다. 약간 어색한 평소 대화체는 그것 자체로 귀여움이 되어버렸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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