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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지구 종말의 날” 2억명 휴거된다고?
미국의 한 종교단체가 오는 21일 지구 종말이 올 것이라 주장한 데 대해 누리꾼들이 “휴거(携擧)되지 않은 사람들끼리 파티라도 하자”며 모임을 결성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심판설은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 본부를 둔 ‘패밀리 라디오’ 설립자 해롤드 캠핑(89)이 주장해 왔다. 캠핑은 자신이 성경을 분석한 결과 21일 지구 최악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진실한 믿음을 가진 신도 2억 만명이 하늘로 들려올리는 휴거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후 153일 동안 공포와 혼돈이 이어지다 10월21일 인류는 마침내 종말을 맞이한다는 것이 그의 ‘종말의 날’ 시나리오다. 캠핑이 주장한 심판의 날 시작일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종말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추종자라고 밝힌 로버트 피츠패트릭은 평생 모은 재산 14만 달러를 뉴욕의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에 심판의 날을 광고하는 데 모두 사용했다. 패밀리 라디오의 한 회원은 심판의 날에 가족과 함께 집에서 성경을 읽고 기도하면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6일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점심을 먹으며 작별을 고했다”면서 “누가 하늘로 가고 누가 이 땅에 남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다 함께 모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선 캠핑을 추종하는 신도 5000명이 모여 집회를 열다가 경찰에 해산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미국에선 심지어 휴거 이후 남겨질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사업까지 성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는 분위기다. 휴거 이후 남은 사람들끼리 갖고 싶은 물건을 마음껏 나눠갖자며 이번 종말설을 대놓고 비웃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휴거 이후 약탈’이란 제목의 페이스북에는 “모두가 하늘로 사라지고 신이 이곳을 돌보지 않을 그날 함께 빈 집에 비싼 스테레오 장비와 가구를 마구 들여와 파티를 열자”는 글이 적혀 있다. 18일 오후 현재 17만5000명이 이에 동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미 휴머니스트연합은 휴거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주말 내내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의 대니얼 애킨 목사는 “이교도의 근거없는 주장은 순진한 신도를 현혹하고 기독교 자체에 모욕을 주고 있다”면서 “심판의 날이 오늘일지, 혹은 1000년 후일지는 전적으로 하나님 뜻에 달렸다”고 밝혔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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