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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양현석, '한국판 구글' YG...성공 신화를 쓰다
한강 전망이 확 트인 공간에 들어서니, 3미터 높이의 초대형 로버트 태권V가 주인처럼 반갑게 맞는다. 청바지 차림에 맨발에 운동화를 구겨신은 이 방의 진짜 주인이 전문가 솜씨로 커피를 추출하는 동안 실내를 둘러보는 일은 방문객에겐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진열대에 전시한 각종 피규어, 옥외 정원으로 통하는 발코니 입구엔 익살맞은 표정의 미키마우스와 MCM이 제작한 실물 크기의 강아지 인형이 각각 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책상 위에 놓인 3대의 대형 애플 컴퓨터와 오디오 시스템만 아니었다면, 디즈니랜드의 테마파크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한국판 구글 기업’이라 불리는 YG엔터테인먼트의 성공 신화를 만든 양현석의 업무 공간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 공간은 평소엔 드러나지 않는 그의 섬세한 감각과 심미적인 취미를 닮아있다. 이런 양현석의 반전 이미지는 까다롭지만 신뢰와 의리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대인관계와 YG식 경영 스타일에서도 드러난다.

양현석이 인터뷰 자리에 나온 건 4년여 만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이은주와의 결혼과 딸 출산 후 달라진 일상과 소감을 처음으로 밝혔다. 춤이 좋아 연예계 들어오고,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후 15년전 지하에서 시작한 YG가 빅뱅과 2NE1가 세계 음악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케이팝의 산실로 전성기를 맞은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온 과정도 들려줬다. 미국 팝의 전설로 불리는 퀸시 존스, 블랙아이드피스의 리더이자 인텔 이사인 윌 아이엠 같은 세계적인 음악 프로듀서들이 방문해 감탄한 YG사옥도 공개했다.



▶이은주, 웨딩드레스 입는다

양현석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 하는 이은주의 뜻에 따라 부모님과 형제 직계 가족만 모여서 간소하게 기념 촬영을 하기로 했다”며 결혼 후 알려지지 않았던 신혼 생활에 대해 처음으로 말문을 열였다. 그는 “은주가 내 스타일을 잘 알고 이해해주기 때문에 편하다. 사소한 의견 차이는 한, 두번 있었지만 감정대립을 하거나 다툰 적은 없다. 친구처럼 재미있게 지낸다”고 했다.

9개월 난 딸 유진 앞에선 양현석도 영락없는 딸바보다. 아기가 태어나고 일상이 바뀌면서 ‘공황장애’가 왔다더니, “하루 1시간 동안 아기와 놀아주는데, 돌아서면 또 보고싶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딸을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 아들 삼형제 중 둘째로 남자들 틈에서 주로 살아온 그는 아직 어설픈 아빠다. “유모차를 선물받고 아기를 태워주려고 조립을 시작했다. 이리맞추고 저리 맞춰봐도 안돼 그냥 포기해버렸다. 며칠 지난 후 아기 키우는데 전문인 션에게 부탁했다. 션에겐 간단한 일이었고, 유모차는 금세 완성됐다. 션은 가정적인 데다 부인 정혜영이 연기 활동으로 바쁘면 집안일도 도맡아 하기 때문에 웬만한 가정주부보다 낫다”며 초보아빠의 무능함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양현석은 작년 3월 FROM YG를 통해 이은주와의 9년 비밀 교제 사실을 밝히면서 ‘든든한 보호자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은주의 오빠인 이재진을 챙겨주는 것도 그의 몫으로 생각한다. 이재진이 젝스키스 멤버 시절에는 말붙이기도 어려웠던 선배가 처남이 된 셈이지만, 두 사람은 형제처럼 스스럼 없이 지낸다. 양현석은 이재진이 원하는 미술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계획도 세워놨다.

양현석의 9년간 비밀 데이트 공개 후 1년 뒤에 터져나온 서태지의 12년 결혼과 파경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무작정 어느 한편의 입장을 거드는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솔직히 할말이 없다.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친구라고 해서 상대방의 입장을 모르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그를 무조건 이해한다고 얘기하거나 지지할 수는 없다. 그들만의 사생활이고, 잘 해결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YG패밀리,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만, 나오는 건 더 어렵다?

슈퍼스타K2가 끝나고 기획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강승윤이 YG를 택하자 평가가 엇갈렸다. 최선이었다고 시각도 있었지만, 언제 무대로 나올 지 우려하는 눈길도 있었다. 세븐부터 빅뱅까지 YG 소속가수들이 6-7년 동안 길고 고됐던 연습생 시절을 수없이 털어놓는 모습을 흔히 봐왔기 때문이다. 강승윤도 이런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 강승윤의 안부를 묻자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니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나오기는 더 어럽다”

문턱 높기로 유명한 양현석의 인사 스타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YG의 스태프중에는 스타 출신들이 꽤 많다. 지누션의 김진우는 미국에서 성장해 영어실력이 뛰어나고 미남형에 사교성이 좋은 장점을 발휘해 국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장훈과 함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션은 YG의 WITH캠페인를 돕고 있다. WITH캠페인은 지난 2009년부터 YG 소속 가수들의 판매 음반 장당 100원, 음원과 상품 매출의 1퍼센트를 적립해 불우이웃을 돕는 기부 활동이다. 대기업에서도 보기 드문 전사적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캠페인이다. 연말 YG 소속 스타와 직원들이 총출동해 연탄을 나르는 등 봉사 활동을 해왔다. 지난 일본 지진 피해가 있었을 때도 성금 5억원을 내놨다. 최근 발표한 박봄의 앨범중 90%를 작곡한 테디는 원타임 출신으로 YG의 간판 프러듀서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중에서는 드물게 스타 뿐 아니라 스태프중에도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이 많다. YG의 스타일리스트, 안무가 중에도 10대에 들어와 경력을 쌓고 유명인이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달 초에는 양현석이 빅뱅과 재계약에 성공해 화제가 됐다. 이어 세븐도 재계약해 10년 이상 YG에서 활동하는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YG에서 연습생을 거쳐 스타가 된 후 나가는 경우는 손가락에 꼽힌다.

양현석은 빅뱅과의 재계약 후 “빅뱅의 이름과 수준에 맞는 대우를 했다”면서 “계약 기간을 5년 연장했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활동을 못하게 될 경우가 있지 않겠는가. 무슨 일을 하든 기간에 다 포함시켰다.”고 했다. 이어 ”빅뱅같은 팀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빅뱅처럼 한사람 한사람 개성과 실력을 갖춘 멤버들을 다시 모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제작자인 나 뿐만 아니라 가요계에서도 소중한 팀”이라고 고 덧붙였다.

지금 YG를 떠나 해체된 빅마마가 데뷔 시절, 양현석이 직접 쓴, 재미있는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처음 빅마마를 소개하는 글에서“성형 수술을 하면, 계약 위반이라는 조항이 있다”고 외모지상주의에 사회적 편견을 지적한 적이 있다. 그는 어떤 기준으로 스타의 재목을 판단하는 지 궁금했다.

“오디션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탁월한 재능이지만, 나는 숨어있는 잠재성을 본다. 빅뱅의 대성 경우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이 ‘쟤는 정말 노래를 잘 하는가보다’,라고 생각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주위의 반대도 있었지만 나는 대성이의 웃는 표정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을 기분 좋게 대하는 감성이 보였다.”

양현석의 반전 이미지인 ’회장님’과 ’형‘의 모습은 종종 세븐, 빅뱅, 2NE1이 방송에 출연할 때 나타난다. 처음 만난 사람이 “아, 정말 똑같네요”라고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방송에서 소속가수들이 흉내내는 걸 보면 “나도 재밌다. 내 캐릭터 저렇게 비춰지구나라고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고 했다.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기 위해 올해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YG 오디션의 문을 더 활짝 열 계획도 밝혔다.

“올해는 어렵지만 내년엔 신인들이 나올 것이다. 애들이 연습하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즐겁다. 공개 오디션도 해봤지만 확률이 떨어진다. 차별화된 오디션을 하고 싶어서 계획 중이다. 1대 1 오디션인데, 지원자가 인터넷으로 자료를 올리고 그 자료는 나만 보는 식이다. 2차, 3차 관문없이 바로 채택될 수 있다는 뜻이다. 100명 중 한명이라도 괜찮은 사람 골라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름이 조금 알려진 가수들은 주위를 의식해 오디션을 볼 용기를 내지 못하는데 1대1오디션에는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



▶ YG의 경쟁력, 10명의 프로듀서와 13개의 스튜디오

5년전 양현석은 한 인터뷰에서 “실력으로 한류를 일으키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말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났다. 지하에서 출발한 YG가 창사 15주년을 맞은 올해 양현석은 제작자로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빅뱅과 2NE1가 유튜브에서 수 백만 건의 조횟수를 기록하며 세계 음악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고, YG패밀리의 연말 콘서트와 빅뱅쇼는 공연업계에서 성공 브랜드로 통한다. 지금은 정식 직원이 150명, 전속 및 프리랜서로 일하는 스태프까지 합치면 200명에 달한다. 지난 해 매출은 500억원. 순익 120억원으로 창사 후 가장 높은 수익을 거뒀다. 올해는 지난 2년 3개월 간 활동을 하지 않았던 빅뱅이 활동을 활발히 했으니 매출은 기대치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돌이켜보면 춤으로 시작해, 서태지와 아이들, 제작자로서 사는 동안 언제나 ‘전성기’처럼 살았다.(‘시나위’ 해체 후 솔로 준비를 하던 서태지가 춤을 배우러 양현석을 찾아갔다가 레슨비만 날리고, 이 일이 인연이 돼 ‘서태지와 아이들’이 탄생하게 된 유명한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데뷔 전부터 클럽에서 명성 높은 춤꾼이었다.)

양현석은 말한 YG가 지난 15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비결을 콘텐츠의 우수성과 프로듀서 시스템을 들었다.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는 동안 태지와 갈등이 없었던 것은 역할이 명확했기 때문이었다. 서태지가 음악을 담당했다면, 나는 음악에 맞는 안무와 패션, 스타일을 담당했기 때문에 부딪칠 일이 없었다”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YG에서 내가 할 일은 프러듀서들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춤, 패션, 스타일에 대한 지침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타임 출신의 테디를 포함한 10명의 프로듀서와 작년에 신축해 입주한 사옥 내에 있는 13개의 스튜디오는 좋은 콘텐츠의 공급을 가능케 하는 YG만의 경쟁력이다. YG스튜디오는 최근 부쩍 발길이 잦은 세계적인 프로듀서들이 내한하면 당연히 들르는 코스가 됐다. 이들의 조언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

"윌아이엠, 퀸시존스 등이 YG 사무실을 방문할 때 YG 프로듀서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다. 특히 윌아이엠은 미국에도 보기 힘든 스튜디오 장비, 시설이라며 칭찬했다. 짧은 일정 중에도 하루 5시간 넘게 머물다 갈 만큼 이곳을 좋아한다. 2NE1의 팬이 많은 곳이 브라질이라며 남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하라고 귀뜸해준 것도 그였다. 브라질에 공연을 갔더니 그의 말대로 팬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공항에 나왔더라. 퀸시존스도 좋은 얘길 많이 해줬다. 테디가 음악작업을 하다가 부딪치는 어려움 어떻게 극복하는지 조언을 구하자 그는 음악은 하늘에서 영감이 떨어지고 네 몸을 통해 음악으로 표현되는 것이지 네가 하는 게 아니다. 네가 느끼는 것을 그대로 표현해내면 된다.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음악 나온다며 허물없이 대화를 나눴다. 공통 관심사라 즐겁게 얘기할 수 있었다.“

빅3로 불리며 신한류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도 스타일이 전혀 다른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사이에서 YG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진영은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3대 기획사의 ‘보스’ 양현석, 박진영, 이수만 세 사람의 이름을 따 ‘양진만’이라고 직접 작명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YG는 매니아 성향의 전문가 집단이 좋아하는 것 같다. 프로듀서의 경쟁력에서 나오는 힘이다. 박진영은 만날 때마다 무대에 다시 서고 싶지 않느냐고 묻는다. 억만금을 준다해도 싫다. 진영의 꾸준한 열정도 부럽기도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른 것이다. 이수만씨는 세대가 다르고 나이 차이가 17살이 나기 때문에 내겐 어려운 분이지만 경영 스타일은 본받을 것이 많다. 세 사람의 교류는 거의 없다.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소녀시대를 좋아한다. 나는 그런 감성이 없어 소녀시대같은 팀은 절대 못 만든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기존 시장에 없는 팀을 만드는 것이 내 일이고 앞으로도 그런 도전을 계속해갈 것이다.“

그는 “최근 불고 있는 신한류의 열풍을 요즘 미국 팝가수도 어려운 유튜브 500만 건이 넘는 조회량을 기록하고 2NE1을 통해 실감한다”면서 “한때 영화, 드라마에 밀렸던 케이팝이 문화적 우월감이 높은 프랑스에서도 인기를 끌만큼 위상이 달라진 데에 대해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덧붙였다.

엔터테인먼트 테마주에 변화와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YG엔터테인먼트의 상장과 관심에 대해서도 한 마디했다. 그는 “상장을 준비하면서도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글로벌 기업에 맞게 준비를 해야할 필요도 있고 내가 경영에 오랫동안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진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상장과 관계없이 YG는 계속 성장할 것이다.”라며 말을 맺었다. 

YG가 한국판 구글기업으로 불리는 이유

작년에 신축한 YG사옥은 맨 윗층에 위치한 양현석의 사무실부터 지하에 위치한 구내 직원식당까지 어느 곳에서나 활기가 넘친다. 건축전문지에 여러차례 소개된 이 건물은 각층마다 콘셉트를 달리한 모던한 건축 디자인으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집도 주인을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구석구석 양현석의 성격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YG사옥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감탄하는 곳은 세계적인 수준의 13개나 되는 스튜디오와 지하층에 위치한 구내 식당이다.

구내 식당은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인테리어도 눈길을 끌지만, YG가 왜 구글로 불리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소속 연예인과 직원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은 24시간 과일을 제공하면서 유명해졌다. 커피, 음료수, 시리얼, 컵라면도 상시 제공되지만, 과일을 특별히 간식 메뉴에 넣은 것은 ”집에서 먹는 것과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양현석의 아이디어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바쁜 스케줄 때문에 김밥으로 식사를 때웠던 경험이 많은 그의 후배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는 식당의 운영 시간에도 나타난다. 구내 식당에서 식사가 제공되는 시간은 12시 점심 시간, 7시 저녁시간, 자정까지 하루에 세번이다. 심야식당은 새벽 3시까지 운영된다. 모두 무료다.

세계 유명 음악인과 재계 인사들도 찾는 YG 구내 식당은 음식맛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퀸시 존스도, 윌 아이엠도 주로 한식이 제공되는 이곳에서 매우 즐거워하며 식사를 했다고 한다. 이 곳의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맛있는 밥상’은 양현석이 직접 스카우트한 홍대앞에서 유명한 맛집인 ‘삼거리 포차’의 주방장 솜씨다.

양현석은 ”자주 이동하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연예인들의 고충 중 하나가 먹는 것이다. 보통 김밥이나 배달용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는데 적어도 먹는 것만큼은 집에서 먹는 수준으로 하자고 시작했다”면서 “우리 구내식당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은데, 다른 지출에 비하면 의외로 큰 비용이 들어가진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소속 스타들의사진을 인테리어 디자인에 활용한 업무 공간도 딱딱하지 않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다가도 언제든지 요가실이나 체력단련실에서 긴장을 풀 수 있게 배치했다. 특히 가수, 배우와 직원 등 YG가족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휘트니스룸은 샤워시설에 선탠기기까지 호텔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다른 기획사들의 부러움을 사는 곳이다. 스타들도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한 고가의 클럽보다는 이곳을 자주 찾는다. 탁구장, 당구장같은 오락 시설과 휴게실도 수시로 이용할 수 있다. 스케줄이 일정치 않은 연예인, 매니저, 스태프들이 직원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고려된 시설이다.

YG 사옥은 다른 기획사는 달리 강남에 위치해 있지 않다.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만큼 업무 환경에 더 신경을 썼다. 스튜디오, 사무실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한강과 고수부지의 초록빛 숲이 눈앞에서 휴가지에 온듯한 풍경이 펼쳐지는 양화대교 부근의 강변에 있다.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는 YG 사옥을 양현석이 직접 소개하는 동안 운동을 하거나 당구를 치며 휴식을 취하는 직원을 여러 번 만났지만, ‘회장님’이 불쑥 찾았다고 눈치를 보거나 중단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경희 선임기자/ice@heraldcorp.com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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