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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효진 “한동안 로코물 그만해야겠다”
23일 밤 종영하는 MBC 수목극 ‘최고의 사랑’은 ‘시크릿가든’에 이어 또 하나의 로맨틱 코미디의 큰 성공작으로 기록됐다. 톡톡 튀는 대사와 정극과 예능을 오가는 연출법 등이 큰 역할을 했지만 드라마 인기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단연 공효진(31)이다. 그는 비호감으로 분류된 생계형 연예인인 구애정을 맡고도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운 연기로 ‘공블리’(공효진 러블리)라는 애칭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윤은혜 성유리 장나라 등 현재 멜로 드라마에 출연중인 다른 여배우보다 가장 나이가 많은데도 가장 사랑스러운 배우로 다가온다. ‘로맨틱 코미디의 퀸’이라는 타이틀의 주인은 단연 공효진이다.

23일 오전에야 촬영을 모두 마친 공효진은 촬영 때문에 거의 매일 2~3시간밖에 자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질문을 하자 마치 ‘준비된 인터뷰’처럼 말을 쏟아냈다.

공효진은 이번 드라마의 의미에 대해 “10여년간 연기하면서 짜놓은대로 끌려다니며 찍었지만 이번에는 내부적인 프로듀싱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하며 심적으로 힘들게 촬영했다. 고민과 고뇌와 고독 속에서 찍다보니 어른이 된 기분이다”고 밝혔다.

공효진은 “비호감 연예인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했냐?”는 질문에는 “처음에는 우선 비호감적인 느낌을 가져야된다고 생각했지만 갈수록 내가 잘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자칫 연예인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며 어깨가 무거워졌다. 홍자매 작가 선생님이 코믹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아픔과 슬픔, 다시 말해 희노애락이 잘 녹여있는 대사를 부여해 어려우면서도 연기한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연예인의 비호감, 밉상, 민폐 캐릭터가 아니라 진실과 사실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연예인도 마음이 있는 사람임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공효진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유명하다. 자연스런 그의 연기는 상대역마저 살려낸다고 할 정도다. 차승원은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로 두사람의 호흡은 좋았고, 다소 진지한 윤계상의 연기마저도 되살려내는데도 공효진은 역할을 했다. 인터넷에서는 “비호감 캐릭터를 연기한 절대 호감 배우”라며 공효진 연기에 대한 칭찬이 이어진다.

이에 대해 그는 “이번에도 운이 좋았다”면서 “독고진이 워낙 마초적이라 옆에 있는 여자는 더 약해보여 돋보인 거다. 또 밋밋하게 생긴 내 외모로 인해 남자가 더 돋보인 것 같다”며 겸손한 해석을 내렸다. “‘파스타’이후 팬들이 붙여준 ‘공블리’는 너무 귀엽고 마음에 드는 애칭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실에서는 독고진과 윤필주중 누굴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공효진은 “30대가 넘은 내 나이로 봐서는 안정적이고 현실적으로,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자상한 남자가 아닐까. 완벽한 훈남 윤필주를 선택하겠다. 하지만 여성들이 독고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안다. 독고진에게 내 인생을 올인할 수는 없지만 판타지적으로 매력있고, 모든 걸 갖춘 남자다. 하지만 결혼하면 내 속을 얼마나 썩이겠느냐”라고 말했다.

공효진은 선배 연기자 차승원과 연기해 너무 편했다고 했다. “홍자매 작가님의 판타지 강한 로맨틱 코믹 캐릭터를 소화하는게 쉽지 않다. 코믹이지만 중반까지 드라마에 가장 필요한 건 현실적이고 안정된 연기톤이다. 하지만 독고진(차승원)과 연기하면서 그 짐을 벗어던져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차 선배가 코믹을 워낙 잘해 나는 현실적인 연기 비중을 높일 수 있었다. 만약 파트너가 차 선배가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나는 초반에 코믹 하랴, 현실적 캐릭터 만들랴 초반에 넉다운됐을 거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추구한다는 공효진은 외모의 경쟁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내추럴함”이라고 답했다.

초반 얼굴을 찡그리고 신경질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자연스러운 얼굴을 보여주려고 했다. 헤어스타일도 일상적인 스타일을 많이 따른다. 하지만 공효진이 입고 걸치기만 하면 유행이 된다. 몸이 많이 마른 편이지만 스타일리쉬하다.

“몇년간 패셔니스타라는 명칭을 붙여줘 사명감 같은 게 있다. 가능하면 지금 유행하지 않는 패션을 제시하려는 사명감 같은 거였다. 요즘 유행하는 짧은 것보다는 조금 긴 복고풍 치마를 자주 입었다.”

공효진은 연기 초반 사랑스러운 여배우가 아니었다. 99년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로 데뷔한 후 2002년 영화 ‘품행제로’, 2001년 드라마 ‘화려한 시절’에서는 주인공 여배우가 아닌 강인한 인상의 조연이었다. 하지만 2003년 ‘눈사람’ 2003년 ‘상두야 학교가자’ 2007년 ‘고맙습니다’를 거치면서 확실하게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2005년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은 코믹과 모든 걸 해야하는 버거운 배역이었고 ‘고맙습니다’를 시작으로 여성스럽게 변했다. ‘고맙습니다’는 이경희 작가님이 나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준 것 같다. 그리고 ‘파스타’에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처음 맡았다. 남자를 내편으로 만드는 애교를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셨고 ‘최고의 사랑’에서는 이를 더 다진 것 같다.”

‘공블리’ 공효진은 계속 “운이 좋았다”면서 “다음 작품은 공블리를 떠난 걸 해야 하지 않겠냐. 당분간 로맨틱 코미디는 하지 않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동안 드라마를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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