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가 제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제가 태어나서 한 것 중 가장 오래하고 열심히 한 일이에요. 그것을 위해서라면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희생할 준비가 돼 있는 유일한 일이기도 하고요.”
‘퀵’(감독 조범구)의 개봉(7월 21일)을 앞두고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민기는 장염을 막 앓았고, 편도선염까지 이어져 더 몸매가 껑충해 보였다. 키 183㎝에 최근 체중은 65㎏이라고 했다. 전날 술자리에서도 좋아하는 술을 입에도 못 대고, 맵고 짠 음식은 냄새만 맡는 고역을 치렀지만 내색없이 의젓하게 또박또박 인터뷰를 이어갔다. 몸매는 날렵하고 인기는 상승 중이지만 이야기하는 품새는 영화 속 오토바이(1200㏄)의 배기음만큼이나 경쾌하고 진중하다.
“이렇게 하는 연기도 있고, 이렇게 찍는 현장도 있구나 처음 경험하는 작업이었죠. 장비나 촬영시스템도 낯설었어요. 폭넓은 연기라는 점에서 영화의 또 다른 면모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어요.”
이민기는 자신이 맡은 인물을 “평범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외골수 같은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누가 뭐라하든 ‘꽂히면 한다’는 태도만큼은 실제 이민기와 판박이다.
이민기는 김해가 고향으로 ‘보충수업만 하려면 아랫배가 아려오는 학창시절’을 보낸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친구들과 포장마차나 할까’했던 10대였다.
‘퀵’은 제작자인 윤제균 감독이 “민기, (강)예원, (김)인권 모두 또 한 번 해보자”며 제안해 다시 의기투합한 영화다.
이민기는 “이미 촬영한 차기작인 ‘오싹한 연애’까지 여배우들과 주로 작업을 했는데 다음에는 남자배우들과 남성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