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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퀵’ 이민기-김해촌놈, 서울을 내달리다
시속 200㎞를 찍었다. 영화 ‘퀵’ 촬영 중 카메라를 옆에 두고 오토바이로 기록한 속도다. 그 정도라면 배우 이민기(26)가 지금 인생을 내달리는 속도를 닮았다. 경남 김해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한 지 7년여. 이민기의 청춘은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연기가 제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제가 태어나서 한 것 중 가장 오래하고 열심히 한 일이에요. 그것을 위해서라면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희생할 준비가 돼 있는 유일한 일이기도 하고요.”

‘퀵’(감독 조범구)의 개봉(7월 21일)을 앞두고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민기는 장염을 막 앓았고, 편도선염까지 이어져 더 몸매가 껑충해 보였다. 키 183㎝에 최근 체중은 65㎏이라고 했다. 전날 술자리에서도 좋아하는 술을 입에도 못 대고, 맵고 짠 음식은 냄새만 맡는 고역을 치렀지만 내색없이 의젓하게 또박또박 인터뷰를 이어갔다. 몸매는 날렵하고 인기는 상승 중이지만 이야기하는 품새는 영화 속 오토바이(1200㏄)의 배기음만큼이나 경쾌하고 진중하다.

“이렇게 하는 연기도 있고, 이렇게 찍는 현장도 있구나 처음 경험하는 작업이었죠. 장비나 촬영시스템도 낯설었어요. 폭넓은 연기라는 점에서 영화의 또 다른 면모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어요.”

‘퀵’에서 이민기는 오로지 달리는 게 좋은 ‘퀵서비스맨’ 기수 역을 맡았다. 가진 돈 다 털어서 대형 오토바이를 산 후 배달일을 하게 되는 청년인데, 어느날 뒤에 태운 아이돌 가수와 함께 폭탄테러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실제 속도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이민기는 줄곧 시속 150~200㎞로 오토바이를 운전해야 했다. 도기캠, 무선조종카메라 등 특수촬영장비가 그 뒤를 따랐다.

이민기는 자신이 맡은 인물을 “평범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외골수 같은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누가 뭐라하든 ‘꽂히면 한다’는 태도만큼은 실제 이민기와 판박이다.

이민기는 김해가 고향으로 ‘보충수업만 하려면 아랫배가 아려오는 학창시절’을 보낸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친구들과 포장마차나 할까’했던 10대였다. 

“고등학교까지 남이 하라고 해서 했는데 대학까지 그러긴 싫어서” 고향에 눌러 있다가 포장마차를 하자던 친구들이 부모 설득으로 제 갈길을 찾아가자 혼자 남은 그는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모델 에이전시 사이트에 사진을 올렸다. “서울 와보라”는 반응에 상경한 후 이민기는 TV 드라마와 스크린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일본에서 1년에 한 번씩은 팬미팅을 할 정도로 국내외 젊은 팬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다. 뮤지션 역으로 출연한 영화 ‘오이시맨’을 하면서 기타를 잡기 시작해 2009년엔 정식앨범도 냈다. ‘No Kidding’이라는 앨범 제목처럼 “장난이 아니다”는 평이 있을 만큼 완성도도 인정받았다. ‘해운대’에서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쓰나미에 몸을 내던지는 구조대원 역할을 맡아 여성팬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퀵’은 제작자인 윤제균 감독이 “민기, (강)예원, (김)인권 모두 또 한 번 해보자”며 제안해 다시 의기투합한 영화다.

이민기는 “이미 촬영한 차기작인 ‘오싹한 연애’까지 여배우들과 주로 작업을 했는데 다음에는 남자배우들과 남성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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