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노하우 등 재능을 기부하기도 하고 자본금을 출연하기도 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의 두께가 기업과 금융기관 사회공헌의 새로운 척도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대기업의 숫자가 많지 않아 좀 더 많은 기업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사회적기업이 곧 동반성장이고 나눔 경영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사회적기업 지원 및 설립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전경련은 정부부처와 손을 잡고 사회적기업 10곳에 경영자문을 해주는 ‘비즈니스 멘토링’ 사업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사회적기업 7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이후 실행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공부방 지역아동센터 교사 파견 회사 3개, 다문화가족 지원 회사 2개, 장애인 지원 회사 2개 등이다. 삼성은 올해초 어린이를 위한 사단법인 희망 네트워크를 설립했고, 이어 다문화가족 지원 회사를 창립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5년가량 진행하던 사회공헌활동을 사회적기업 창립으로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사회적기업의 새 지평을 열었다. 2006년 장애인 탑승 편의시설을 장착한 ‘이지무브’ 차량<사진>을 개발했던 현대차는 지난해 8월 경기도와 손잡고 장애인 보조 및 재활 기구를 생산하는 사회적기업 ‘이지무브’를 창립했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까지 29억원을 투자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에도 힘써 내년까지 연간 180억원 이상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012년까지 200명 이상 고용을 창출하고, 여기에 장애인을 비롯한 고용취약계층을 80명 이상 포함시키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법무부와 ‘교도소 재소자ㆍ소년원생 등의 안정된 사회정착 및 선진 법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직업능력이 키워지면 사회적기업 등의 직원으로 당당히 사회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노조와 환경부, 고용노동부와 함께 비영리 재단인 ‘함께 일하는 재단’을 설립, 예비 사회적 기업을 선정하고 올해부터 3년간 8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재단은 지난 2월 공모 작업을 진행했으며 10개의 예비 기업을 선정했다. LG전자는 올해 선정된 예비 사회적기업에 각각 최대 3억원을 지원하고 경영자교육, 판로개척 등 경영전반에 대한 종합적 지원을 함께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역시 12억원을 투입해 법무부와 함께 출소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사회적 기업인 ‘행복한뉴라이프재단’을 출범시켰다. ‘행복한뉴라이프재단’은 경기도에 여성 출소자의 자립을 위한 커피전문점, 대전 청주 등에 세탁공장 등을 만들 계획이다. 고용노동부가 사회적 기업을 돕기위해 설립을 추진 중인 사회적 기업 지원 펀드에 대기업 최초로 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SK는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새터민(탈북주민) 등을 고용해 포장박스 제조업체인 메자닌 아이팩과 블라인드 제조업체인 메자닌 에코원을 설립하는데 자본금의 30%를 출연했고, ‘SK동반성장펀드’ 규모를 최근 2300억 규모로 늘렸다.
포스코는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결혼이주여성 등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현재 사회적 기업 4개를 설립, 운영 중이다.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설립한 사회적기업 ‘포스워드’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직원의 55%가 장애인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포스코 공장 직원들의 근무복 세탁, 콜센터 등 포스코의 위탁 용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두번째로 설립한 포스에코하우징은 73억원을 투자해 ‘Pos Eco Housing’을 건립, 50여명을 고용했으며, 최초의 자립형 사회적 기업으로 스틸하우스, 철골조 등으로 집을 짓는 친환경 건설사다. 취약계층이 직원의 67%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포스코의 세번째 사회적기업인 포스플레이트는 60여명의 취약계층이 고용돼 광양제철소의 후판제품 재고 및 출하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송도에스이는 직원의 27%가 북한새터민으로 구성돼 포스코 패밀리 사옥의 청소와 주차관리를 담당한다.
▶금융 유통업계= 우리은행은 사회적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1~2곳의 업체를 선정해 무료 금융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엔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및 소득증대를 위해 번동코이노니아 장애인보호작업시설과 ‘1인 1사회적기업’ 결연을 맺기도 했다. 번동코이노니아는 장애인과 인근 지역 저소득 계층 20여 명이 의류 및 각종 인쇄물을 생산하는 곳으로 우리은행은 생산품을 구매하고 지적장애인 미술작품전을 지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물품 구매뿐 아니라 무료 경영 컨설팅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아직 대상 회사를 정하진 않았지만 올해도 매년 해오던 것과 같은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금융기관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공익 관련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ㆍ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고 사회적 공익단체 혹은 그에 준하는 기금 등을 운영하고 있다.하나금융은 고객의 선택에 따라 원금과 이자수익금, 또는 원금을 제외한 이자수익금에 대한 기부가 가능한 상품으로 조성된 기금을 교육환경이 어려운 학교 등에 지원한다. 이 상품은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신탁법상 공익신탁 업무 취급 허가를 받아 지난 1971년부터 지금까지 30회 차에 걸쳐 총 102억 3000여만원의 공익신탁 수혜금을 2560개 처에 전달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지난 2008년 9월에 설립한 하나희망재단을 전신으로 하나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해 미소금융 대출 및 사업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4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연대은행과 3자간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우증권을 3억원을 출연, 이 금액 중 일부는 사회연대은행에서 단기운영자금이 필요한 곳을 돕는 금융지원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사회적기업 제품 시장 확대와 판매 촉진을 지원하는 자금으로 활용토록 했다.
교보생명이 지원하는 ‘다솜이재단’은 ‘교보다솜이간병봉사단’에서 출발해 1호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한 명실상무 간병서비스 전문기업이다. 이 봉사단은 지난 2003년 실업극복국민재단(현 ‘함께 일하는 재단’)과 함께 간병인 활동을 희망하는 저소득 여성가구주 20명을 선발해 무료로 저소득환자를 돌보게 하기 위해 출범했다. 2007년 10월에는 재단법인으로 전환한 후 다음달인11월 정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1호로 인증받고, 저소득층 환자를 위한 무료 간병서비스와 함께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유료 간병서비스, 간병인양성 교육센터 운영, 요양용품 대여업 등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여기서 얻은 수익은 간병서비스 사업에 재투자하고 간병인 규모를 늘려 국내 최고 수준의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병단체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생명은 나눔경영의 일환으로 사내 봉사활동인 사랑의 징검다리 운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36.5 Love, 365 Forever’를 슬로건으로 정하는 한편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1인 1구좌 갖기 캠페인과 전 임직원과 설계사가 참여하는 ‘급여 끝전 모으기 캠페인’을 통해 소아암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신한생명은 경제적 부담 등으로 보험혜택을 받기 힘든 저소득층 빈곤 아동과 부양자들을 돕기 위해 소액보험(Micro Insurance)인 ‘신한희망사랑보험’을 개발, 휴면보험금 출연을 통해 무료로 각종 질병과 재해, 사망사고 등의 위험으로부터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예비)사회적기업에게 주공의 영구임대 단지내 미임대 상가를 저가에(시중가30%) 임대해주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활용해 사회적기업 상품의 판매를 지원하고 G마켓은 사회적기업 온라인 쇼핑몰 개설 등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어린이재단 후원 등 활동을 벌였던 저가항공사 이스타항공은 항공업계 최초로 노동부와 함께 사회적 기업 지원협약을 체결했으며, ‘착한 기업’으로 선정됐다.
<함영훈ㆍ김영상ㆍ김양규 기자 @hamcho3>
ab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