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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우리만…” 3년차 이하 행원들의 반란?
# 지난 2009년 한 시중은행에 입사한 3년차 행원인 A씨는 요즘 연봉 문제로 분을 참을 수 없다. A씨가 지난해 받은 연봉은 3500만여원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볼 때 결코 낮은 금액이 아니지만 자신보다 1년 전 입사한 선배들 보다 1000만원 가량 적기 때문이다. A씨는 결국 자신과 같은 해 입사한 동기생들은 물론 자신보다 1, 2년 늦게 들어온 후배들을 규합해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입사 1~3년차 시중은행 행원들이 임금정상화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12일 은행업계 및 금융노조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다음달 6일 은행 신입행원들이 참여하는 ‘금융권 종사 신입사원 전체 집회’를 연다. 집회를 주관한 한 행원은 “신입 행원들의 뜻을 모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임금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가 어느 수준에 이를 지는 알 수 없지만 임금차별에 대한 신입행원들의 불만이 공론화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금융계는 주목하고 있다.
신입행원들의 불만은 2009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신입직원의 연봉을 줄이고, 그 재원으로 고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을 주도했다. 여기에는 국책기관 및 시중은행을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참여했다. 연봉삭감 내지는 감축 압박을 받던 금융권은 특히 신입사원의 연봉을 전년 대비 20% 삭감하는 조치로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했다.
하지만 시행 초기부터 고용효과보다는 임금격차에 따른 내부갈등 등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임금 격차가 켜켜이 쌓이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연차가 쌓일수록 같은 일을 하는 선배 직원들과 연봉차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늦게 입사했다는 이유로 임금이 1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상황에 대해 신입행원들이 불만을 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 체계가 누적 시행될 수록 격차는 벌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로 인해 주요 대기업들은 경기가 호전된 2010년 이후 대부분 임금체계를 원위치 시켰다. 최근에는 지방은행들도 신입사원 임금을 원상 회복했다.
시중은행들 역시 이에 공감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봉 삭감이 환원되지 않은 채 해마다 같은 임금인상률을 적용한다면 선후배간 임금격차는 더 벌어진다“며 “시정돼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쉽사리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 정부가 주도했던 정책인 만큼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시중은행 한 곳에서 먼저 신입행원 임금을 제자리로 돌려 놓으면 다른 은행들은 그대로 따라갈 준비가 돼 있지만 정부의 압박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노조가 올해 노사협상에서 신입사원 임금 환원을 주장하고 있지만 신입행원들은 노조에만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입사 3년차인 한 시중은행 직원은 “노조도 자신들과 직접 관계없는 신입직원 임금 환원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복수노조 가 시행된 만큼 젊은 행원 중심으로 노조를 따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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