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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물리학자에서 정치인으로, 국회의원 박영아
소녀는 언제나 반에서 1등을 했다. 요즘으로 치면 ‘엄친딸’이었을 터다. 서울대 물리학과에 가서도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진학할 때마다 그는 환영받지 못했다.

국회의원 박영아(51·서울 송파갑·한나라당)의 이야기다. ‘천재 소녀’ 박 의원은 험난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당시만 해도 여성의 사회진출은 매우 제약돼 있었다. 담임 선생님은 “여자가 살림만 잘하면 되지 무슨 이과(理科)냐”고 핀잔까지 줬다. 서울대 물리학과 학생 중 박 의원 혼자만 여학생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물리학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물리학에 대한 순수한 갈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물리학을 “사물의 본질과 자연의 이치를 꿰뚫는 학문”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열정으로 그는 눈앞에 놓인 장벽들을 하나 둘 허물어 갔다.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만 27세에 대학교수가 되어 ‘한국 기초과학계의 보물’로 인정받았다.


순수한 과학자로 살던 박 의원이 사회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천대에 가까운 우리사회의 과학에 대한 ’몰이해’였다. 과학계와 교육계에 몸담으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절감한 것이다. 그래서 20년간의 교수생활을 접고 정치에 나섰다. 18대 총선에서 거의 무명이었던 그는 이공계 교수로는 처음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박의원은 의정활동에서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전문분야(교육,과학)를 중심으로 정치인으로서 그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3년여의 기간 동안 천문법, 고등과학원법, 한국연구재단법 등 발의한 주요법안만 22개에 달한다. 그 결과 작년에는 과학기술분야 국정감사 우수위원(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을, 올해에는 18대 국회 대한민국 헌정 우수상(법률소비자연맹)을 수상했다.

지인들은 그를 "성실한 완벽주의자이자 나설 때에는 확실히 나서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매일 지하철에서 의정보고 활동을 하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잊지 않는다. 박 의원은 송파구 풍납토성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보고 국무총리와 서울시장 등을 초청해 문화재 보호구역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앞으로 인재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국부창출의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과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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