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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아, 배우 인생 15년을 돌아보다
김선아는 가식과 거짓 없이 화려한 치장과 포장 없이 자신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여배우 중 하나다. 정형화된 ‘여배우’의 틀을 벗어나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그를 지난달 가을이 완연해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종영한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 이어 다시 한 번 시한부로 관객들을 찾았다. 따뜻한 감동이 전해지는 가족영화 ‘투혼’으로 돌아온 김선아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꾸미는 것이 귀찮은 여배우

김선아는 편한 운동복 차림, 화장기 없는 민낯에 뿔테 안경의 모습으로 연기한다. 빛나지 않아도 여성 시청자들은 그런 그에게 더 열광한다. 하지만 김선아는 종영한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화려한 여배우의 면모를 과시했다.

“‘여인의 향기’ 때 헤어스타일도, 의상도 계속 바꿨어요. 처음에는 정말 즐겁더라고요. 난생 처음으로 페디큐어라는 걸 했어요. 진짜 예쁘고 기분도 좋더라고요. 근데 그것도 잠깐이고 관리도 힘들고, 가꾼다는 것은 정말 부지런해야 하는구나 느꼈어요(웃음)”


그는 이어 일본 오키나와 촬영 당시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때 의상은 물론 헤어스타일도 계속 바꿔야 해서 정말 힘들었어요. 반응은 좋더라고요. 제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후 파마머리에 뿔테 안경을 쓴 일상으로 돌아왔잖아요. 정말 편하고 좋더라고요. 메이크업의 경우도 평소에 화장을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드라마 연결 때문에 눈 화장도 했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보니까 귀찮아서 혼났어요. ‘내 이름은 김삼순’ 때가 가장 편했어요”

# 효녀이고 싶은 여배우

김선아는 ‘투혼’에서 아이 둘을 가진 엄마 역을 맡았다. 게다가 그는 시한부 선고까지 받아 어린 아들-딸을 두고 생을 마감해야 하는 힘든 상황을 연기해야 했다. 미혼인 그가 모성애표현하며 느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영화가 ‘가족의 소중함’을 그리는 만큼 말은 저도 그렇게 해요. ‘있을 때 잘해야 한다’라고요. 그런데 그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문득 ‘잘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해요. 효녀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는데 힘든게 사실이죠”

하지만 딸 김선아는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지난날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겪어냈고,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또한 느꼈다. 이후 ‘고맙다’ ‘미안하다’는 할 말은 해야 하고, 표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자로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하고, 행동으로 많이 옮겨요. ‘투혼’을 찍으면서 변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스스로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죠”

# 성장하는 여배우

정점을 찍은 ‘내 이름은 김삼순’, 나를 잡아준 ‘걸스카우트’, 깊은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시티홀’, 그리고 배우로서 성장하게 해준 ‘투혼’까지. 김선아는 자신의 배우인생을 이렇게 정리했다.

“‘투혼’을 하면서 오랜만에 또 한 번 성장한 느낌을 받았어요. ‘내 이름을 김삼순’ 때도 그랬거든요. 작품의 결과를 떠나서 나와 삶을 돌아보고 더 나아가게 하는 작품들이 있어요. ‘걸스카우트’와 ‘시티홀’을 거쳐서 ‘투혼’은 또 다른 장르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작품이에요”

최근 연이은 작품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을 연기한 그는 두 작품 모두 ‘가슴 속 깊이 남을 작품’이라고 평했다.

“‘여인의 향기’의 은재는 저에게 삼순이 보다 더 가슴 속 깊이 남을 것 같아요. 배우로서 성장하게 된 작품이죠”

김선아는 ‘투혼’의 VIP 시사회를 떠올리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급하게 전날 연락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전작을 통해서 호흡을 맞춘 감독과 작가가 참석했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저에게 있어서도 정점을 찍은 작품이에요. 이후 선뜻 다른 작품을 찾지 못했을 때 ‘걸스카우트’가 저를 잡아줬어요. 촬영 현장도 정말 유쾌했고,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호흡이 좋았어요”

하루 전날 연락했지만 자신을 찾아와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김선아는 ‘사람’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았다. 또한 그 역시 다른 이들에게 큰 에너지가 되는 사람이었다. 배우를 시작한지 15년 차, 이제는 어느 정도의 연륜이 묻어나는 베테랑이다. 


“처음에는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그 이후에는 ‘해야겠다’, 이제는 ‘이거 아니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이에요. 현장에 있는게 가장 행복하거든요. 온 사력을 다해서 작품활동을 할 때 희열도 느끼고, 시청률이나 관객동원 같은 결과를 떠나서 하나의 캐릭터를 탄생할 때마다 굉장히 행복해요”

김선아는 ‘재미’로 시작해 ‘흥미’를 느꼈고 ‘행복’하게 배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작품을 하면서 연기에 있어서 변하는 것은 없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집중해요. 좋아하면 더 하는 성격이라 오히려 예전보다 더 열심히 몰입하는 것 같아요”

김선아는 행복하게 연기하며 대중들에게도 그 행복을 전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투혼’을 통해서 또 다른 모습으로, 튀지 않게 작품에 녹아들어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변신과 변화를 거듭하며 도전하는 배우 김선아의 당찬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슈팀 김하진기자 / hajin@issu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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