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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국민투표로 유로존탈퇴도 결정
파판드레우 총리 구제금융수용 여부 이어 잇단 강수

EU정상 2일 긴급회동…“국가부도 불가피” 철회압박

그리스가 유럽연합(EU) 2차 구제금융안에 대한 국민투표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안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유로존 탈퇴 여부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강경한 의지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2일(이하 현지시간) EU의 구제금융에 대한 국민투표와 관련, “그리스가 EU와 유로존 회원국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각의에서 “(국민투표의) 딜레마는 구제금융과 유로, 유럽에 대해 찬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현 내각의 불신임 여부와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3ㆍ7면

그리스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치킨게임에 나서면서 주가와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에 빠지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이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다시 한 번 국민투표 강행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툴카스 대변인도 “신임투표에서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둬 정부의 계획을 밀고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서 뒤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밤 의회에서 파판드레우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정국이 혼란에 빠져 있다. 여당에서도 반발하는 1명이 탈당해 여당인 사회당의 의석은 과반에서 2석 많은 152석으로 떨어졌다. 제1야당인 신민당(ND)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는 조기총선을 요구하면서“총리가 자신을 위해 우리의 미래와 유럽 내 우리의 입지를 위험에 빠뜨리는 왜곡된 딜레마를 안겼다”고 비난하는 등 야당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그리스의 도박’에 대해 EU 지도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로그룹 의장인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1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구제금융안을 거부할 경우 국가부도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미 불안할 대로 불안해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정은 재정위기를 해소하려는 유럽의 노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그리스가 유로존과 국제사회에 진 의무를 존중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반발이 거센 와중에 프랑스와 독일, 그리스 정상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2일 긴급 회동한다. 이번 회담은 그리스의 국민투표 시행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 등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EU 관계자, 그리스 대표 등도 배석한다. 회의에서는 유로존 해법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그리스의 국민투표안 철회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주 EU 정상회의 결정을 수행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수적”이라면서 그리스 부채를 줄이는 EU 합의안 실행을 촉구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지난달 31일 EU 2차 구제금융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U 정상들은 지난주 그리스의 국채 손실률 50% 확대와 1000억유로 추가 제공을 내용으로 하는 2차 지원안을 제시하면서 강력한 긴축정책을 전제조건으로 걸었다. 그러나 그리스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그리스 총리는 자신의 정치생명과 경제문제를 연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는 세부안 마련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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