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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쉰 채 발견’…누가 왜 퍼뜨리나?
어제는 이효리 오늘은 이건희, 내일은?

어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숨 쉰채’ 발견됐다. 그제는 이효리가 숨 쉰채 발견됐다. 지난 9일에는 최태원 SK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설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최 회장은 SK압수수색으로 긴급히 입국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인민군 공군 보도를 사찰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모두가 다 근거 없는 루머였다.

최근 SNS를 통한 ‘사망 괴담’이 유행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말그대로 ‘쌩뚱 맞은’ 인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괴담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실제로 가수 이효리는 사망설이 확산됐던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농담을 뭐라 하죠? ㅆㄹㄱ(쓰레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문제는 괴담의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스마트폰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의 대중화로 루머가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채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 과거에도 사회 이슈와 관련해 근거 없는 루머나 괴담이 인터넷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긴 했지만 확산 속도가 이처럼 빠르진 않았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트위터 등에서 간다히 퍼나르기(RT)를 하고, 카카오톡으로 수십,수백명의 지인들에게 전송이 가능한 세상이다보니 루머의 확산도 더욱 속도가 붙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나친 루머에 시민들마저도 “자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이주민(30)씨는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이효리 사망설을 전해 받았는데 몇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더라.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사실인 것처럼 전하는 일은 자제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주부 송진순(54)씨도 “이런 소문은 소문에서만 그치지 않고 주식시장 등에도 영향을 주며 의도치 않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루머의 피해 당사자들이 고소를 하지 않는 이상 비슷한 종류의 루머가 여러차례 돌았다는 것만으로 수사를 하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경우에는 수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소문이 잇따르는 현상에 대해 ▷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 불안감과 ▷변화에 대한 욕망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괴담이 난무하는 사회는 불안한 사회를 의미한다. 사회 경제 전반에 깔려있는 불안감이 근거 없는 루머가 사실인냥 퍼지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다. 안정된 사회에서는 이런 루머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이런 사망설이 퍼지는 이유가 파워엘리트들이 결정하는 공적인 사안에서 일반 서민들이 소외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변화를 갈망하는 현재 사회에서 사회의 기득권층, 파워엘리트에 대한 서민들의 바람을 담은 일종의 메세지”라고 설명했다.

박수진ㆍ박병국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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