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IQ’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휴대전화 제조 업체들이 제품의 품질 개선을 위해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설치되면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는 물론, 문자 메시지, 방문한 웹사이트 주소, 통화 기록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일이 가능하다.
문제는 스마트폰 사용자들 대다수가 이 프로그램이 깔려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아이폰의 경우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설정’ 메뉴에서 ‘위치서비스’-‘시스템 서비스’에 들어가 ‘진단 및 사용 내용’을 비활성화 상태로 바꾸면 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코드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 어렵다고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트레버 애크하르트(Trevor Eckhart)는 지적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내 약 1억4000만 대의 스마트폰에 ‘캐리어 IQ’가 내장된 것이 알려지면서 미 전역이 발칵 뒤집어졌다. 이 프로그램을 보급한 캐리어 IQ사를 비롯해, 스마트폰 제조사인 대만의 HTC와 한국의 삼성전자 등이 집단 소송을 당한 상태다.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트레버 애크하르트(Trevor Eckhart)가 유튜브에 공개한 캐리어IQ의 정보수집 테스트 영상. |
미국에서 시작된 캐리어 IQ 파문은 현재 유럽 국가들로까지 일파만파 번져나가고 있다.
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바바리안 주 데이터보도국은 캐리어 IQ의 사용 실태에 대해 애플 측에 문의한 상태이다. 영국 정보감독위원회(ICO)도 캐리어IQ의 설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통신사 측에 연락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정부도 자국 내에서 사용되는 휴대전화에 이 프로그램이 설치됐는 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HTC와 삼성전자 외에도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 블랙베리폰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 팬텍, 모토로라, 노키아 등의 제품에도 캐리어 IQ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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