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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의 식탁에 독도를 올리는 남자, 이홍범
美 행정부 ‘키친 캐비넷’ 유일한 한국계 멤버…대통령과 식사하며 격의없는 대화로 정책 조언
日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세계 팽창 정책의 일환


독도문제에 국제사회가

관심가져야 하는 이유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보편의 양심·정의이기 때문



만약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부엌을 공개하고 같이 식사를 한다면? 웬만큼 친분이 있거나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일 것이다.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미국 대통령의 명예 측근 내각이나 명예장관쯤으로 풀이된다. 그 개념이 공식적으로 소개되지 않아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은밀히 알려져 있다. 흔히 대통령의 비선(秘線)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은밀한 조직인 키친 캐비닛에 한국계 인물로는 유일하게 단 한 사람이 포함돼 있다. 바로 재미동포인 이홍범(70) 박사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키친 캐비닛 멤버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헌팅턴 커리어대학 설립자이기도 한 이 박사는 현재 학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박사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키친 캐비닛이 처음 알려졌다. 이전까지 국내에서는 키친 캐비닛이라는 이름 자체가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는 2009년 11월 유명 여성 앵커 오프라 윈프리 등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키친 내각 명예장관으로 위촉됐다.

키친 캐비닛은 미국 대통령과 어떤 사적 이해나 정치관계로 얽혀 있지 않다. 당연히 여론을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행정부 안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력자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이들은 소위 식사를 같이하면서 서로 직위로 부르지 않는다. 프레지던트(President)나 장관(Minister) 등의 직함이 아니라 친한 사람끼리 부르는 퍼스트 네임으로 호칭하며, 대화를 나눈다.

이러다 보니 수직적이고 딱딱한 관계가 아니다. 수평적으로 편하게 다양한 주제를 놓고 얘기를 나눈다.

당연히 미국 대통령은 이들 키친 캐비닛 멤버로부터 국민 여론이나 자신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충고를 들을 수 있다.

더불어 측근에 둘러싸여 자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역시 이들 키친 캐비닛 멤버가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키친에서 식사를 한 뒤라면, 이들 멤버는 각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현업으로 돌아간다.

이 박사는 이 키친 캐비닛, 100여 멤버 중 한 명이다.

그러면 이 박사는 어떻게 해서 오바마 대통령의 키친 캐비닛에 들어가게 됐을까.

공식적으로 보면 한ㆍ미 친선협회장을 지낸 이 박사의 경력이 키친 캐비닛에 들어가게 했던 이유다. 여러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이 박사의 경력이 탐이 났을 터다.

한 발짝 더 들어가보면 이 박사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이 더 큰 계기가 됐다.

이 박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알칸소 주지사 재직 시절 민주당 당원으로서 클린턴 대통령과 친분을 맺었다. 이후 부인 힐러리 여사가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에 나서자 전미주후원회장을 맡았다. 이후 국무장관에 임명된 힐러리 여사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뤄졌다.

다만 이 박사는 친분 때문에 키친 캐비닛 멤버가 된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내가 쓴 책 ‘아시아 이상주의’를 읽고 오바마 대통령이 깊이 감명을 받았기 때문에 키친 캐비닛 멤버로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책은 현재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은 물론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교재 및 연구도서로 채택돼 활용되고 있다.

이 박사는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아시아계, 특히 한인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현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할 때 조언을 해준다.

미국 행정부와 정계에‘ 독도는 한국땅’임을 알리는 서한을 보내며 원로‘ 독도 알리미’로 나선 이홍범 박사는 일본이 독도를 자꾸 언급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한다. 이 박사는 미국‘ 키친 캐비닛’ 멤버 중 한 명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식탁 위에 독도 문제를 올리
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키친 캐비닛 멤버로서 이 박사는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 알리기에 심혈을 쏟고 있다. 그는 미국 내에서 ‘헤럴드 독도(Herald Dokdoㆍ선구자 독도)’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키친 캐비닛 멤버가 모일 때, 100여명의 멤버는 물론 행정부 인사에게도 ‘대한민국 땅, 독도’를 적극 알리고 있다.

이 박사는 지난 8월 12일 광복절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클린턴 국무장관, 상ㆍ하원의원 그리고 저명 학자와 각국 대사관 등에 모두 200여장의 편지를 보낸 바 있다.

그는 “내 편지를 받은 민주당 데비 슐츠 하원의원과 상원 외교위원장인 죤 케리 의원,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장을 지내고 한미의원친선연맹 의장으로 활동하는 캐런 배스 의원 등 150여명이 나의 뜻에 공감한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 편지글에서 이 박사는 “일본 정부는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명기함으로써 국제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있다”며 “독도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한ㆍ일 간 영토 문제를 떠나 아시아와 태평양, 미국의 국가 안보와 평화, 나아가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의 보편적 양심과 정의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특히 일본이 독도 문제를 자꾸 언급하는 것은 가깝게는 아시아, 멀게는 전 세계를 정복하려는 일본의 터무니없는 정복욕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일본이 독도 문제를 놓고 자꾸 딴죽을 거는 것은 한국을 정복하는 것이 아시아를 정복하는 것이며, 아시아를 정복하는 것이 러시아를 정복하는 것이며, 러시아를 정복하는 것이 미국을 정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친분을 십분 활용, 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키친 캐비닛 모임이 3개월에 한 번씩 워싱턴에서 친목을 겸해 대내외 정책에 대해 조언하는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며 “이 콘퍼런스에 참석할 때마다 중국과 일본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외교정책은 바뀌어야 하며,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박사는 일본의 독도 야욕을 저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다시 한 번 그는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과 국제 우방은 역사의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일본이 독도에 욕심을 부리는 것은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나아가 세계 팽창정책의 야심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과거 침략의 역사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야욕을 버렸다면 1905년 한일협정에 의한 독도 영유권 주장을 스스로 포기하고 사죄해야 하며, 1945년 8월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하며 맺은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의 정신에 따라 불법적으로 점유한 모든 영토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형 기자 @vmfhapxpdntm> 
/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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