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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비맥주, 15년만에 하이트 눌렀다…비결은?
대한민국 맥주시장에 대혁명이 일어났다. 난공불락이던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의 파상공세에 결국 무릎을 꿇고 1위 자리를 내줬다. 오비맥주가 맥주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은 지난 1996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로써 만년 2인자인 오비맥주는 대한민국 대표 맥주회사로 부활했고, 15년간 맥주시장을 철권통치해온 하이트진로는 권좌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맥주시장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새판 짜기가 시작될 공산이 커졌다. 넘버 원 자리를 내준 하이트진로와 15년 만에 선두자리를 되찾은 오비맥주 간 생사를 건 2라운드 맥주전쟁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1위 탈환에 성공한 오비맥주의 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을 들어 매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맥주 황제, 15년 만의 귀환=주류산업협회의 2011년 1~9월 주류 출고량(수출 제외) 자료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8월 862만상자(1상자 500㎖ 20병)로 시장점유율 54.9%를 기록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706만상자로 45.1%를 점유하는 데 그쳤다.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를 누르고 1위 자리에 오르기는 1996년 하이트진로에 챔피언 자리를 넘겨준 이후 15년 만이다. 오비맥주는 9월에도 796만상자로 50.8%를 점유하는 등 2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1위 탈환의 일등공신은 단연 오비맥주의 간판스타 ‘카스’다. ‘카스’는 올해 1월 대한민국 대표맥주 ‘하이트’를 17년 만에 제압한 뒤 시소게임을 계속했다. ‘카스’의 위력은 하반기 들어 더 뚜렷했다. 7~9월 3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대표 맥주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오비맥주의 1위 탈환에 대해 ‘예견됐던 일이다’ ‘일시적 현상이다’ 등 업계의 해석은 분분하다. 이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8월부터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데다 하이트와 진로의 통합 작업으로 영업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장해제 상태나 다름없는 하이트진로를 상대로 거둔 오비맥주의 판정승은 일시적인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게 일각의 평가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통합 과정에서 공백을 보였던 영업과 마케팅 조직을 재정비하면 충분히 1위 자리를 재탈환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1위 탈환한 오비맥주 다음 시간표는?=15년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은 오비맥주는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게 됐다. 지난 2009년 5월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가 오비맥주를 인수할 당시 몸값은 2조3000억원(18억달러)였다. 하지만 속설상 맥주시장 점유율 1%의 가치가 최소 50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오비맥주의 몸값은 3조원대를 점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KR가 오비맥주 인수 직전인 지난 2008년 40.7%에 그쳤던 점유율이 올해 하반기엔 최고 54.9%까지 치솟는 등 3년 14%포인트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 맥주기업이라는 달라진 위상도 몸값을 높이는 프리미엄적인 요소다. 사실 오비맥주는 최근까지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로 기업을 사고팔면서 이윤을 남기는 외국계 사모펀드이기 때문이다. KKR가 오비맥주를 인수한 지 올해로 3년차인 데다 15년 만에 맥주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해 매각에 나설 경우 최고의 몸값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점도 매각설에 힘이 쏠리는 이유다.

일각에선 롯데그룹과 CJ그룹 등 자금력이 탄탄한 일부 재벌기업들이 여전히 인수후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오비맥주 측은 매각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장기적 측면에서 매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시장 입지 구축을 위해 당분간 투자를 집중한다는 게 오비 측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대주주인 KKR 측에선 맥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매각설은 호사가의 말일 뿐 당분간 매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2011년 시장점유율 변화>

월별 / 오비맥주 / 하이트진로

1월 / 46.6% / 53.4%

2월 / 43.9% / 56.1%

3월 / 43.5% / 56.5%

4월 / 44.1% / 55.9%

5월 / 47.9% / 52.1%

6월 / 46.2% / 53.8%

7월 / 47.9% / 52.1%

8월 / 54.9% / 45.1%

9월 / 50.8% /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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